“숲을 지나면 바다가 열려요”... 기암절벽과 숲 터널이 이어진 해안 산책로

[한반도 지형 포토존으로 입소문 난 제주 해안 산책길, 큰엉해안경승지]

이곳은 관광 동선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지만, 그래서 더 오래 기억되는 산책길이다. 바다를 향해 걷는 내내 인공적인 연출보다 자연의 결이 먼저 다가온다. 숲이 길을 감싸고, 그 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다가 열리며 절벽이 이어지는 구조다.

큰엉해안경승지
사진 = 제주관광공사


큰엉해안경승지는 제주의 방언에서 이름을 얻었다. ‘엉’은 언덕을 뜻하는 말로, 남원 큰엉은 커다란 바위들이 바다를 향해 입을 벌린 듯한 모습에서 유래했다. 실제로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바위의 형태가 제각각 달라, 같은 구간에서도 시선이 자주 멈춘다. 절벽 위는 의외로 완만한 잔디가 이어지고, 그 아래로는 높이 약 30m에 이르는 현무암 절벽이 길게 펼쳐진다.

큰엉해안경승지
사진 = 웰촌


이 절벽은 오랜 시간 파도를 맞아온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바위 표면에는 층위와 균열이 또렷하고, 그 사이로 두 개의 자연 동굴이 형성돼 있다. 바다의 색은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맑은 날에는 옅은 에메랄드빛이, 흐린 날에는 깊은 남색이 절벽과 어우러진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파도의 리듬이 그대로 전해져, 잠시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몰입감을 준다.

큰엉해안경승지
사진 = 한국관광공사


큰엉해안경승지는 제주올레길 5코스에 포함된 구간이다. 전체 산책로 길이는 약 1.5km로, 빠르게 걸으면 금세 끝날 수 있지만 이 길은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게 만든다. 풍경을 하나하나 살피며 걷다 보면 어느새 1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초입에는 ‘큰엉’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바위가 있어, 이곳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이들이 많다.

큰엉해안경승지
사진 = 웰촌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숲의 분위기가 바뀐다. 비자림 숲과 소나무 숲이 이어지며 자연스러운 숲 터널을 만든다. 길은 좁지만 답답하지 않고, 나무 사이로 바다가 액자처럼 들어온다.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잎사귀 소리와 파도 소리가 겹쳐, 걷는 리듬이 한층 느려진다.

큰엉해안경승지
사진 = 웰촌

이 산책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지점은 한반도 지형을 닮은 숲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의 윤곽이 자연스럽게 드러나, ‘한반도 포토존’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계절에 따라 풍경도 달라진다. 동백이 피는 시기에는 숲길에 붉은 색감이 더해져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큰엉해안경승지 한반도 지형 포토존
한반도 지형 포토존 | 사진 = 웰촌


이외에도 길 곳곳에는 자연이 만든 형상들이 숨어 있다. 인디언 추장의 얼굴을 닮았다는 현무암 절벽, 호랑이 얼굴처럼 보이는 호두암 등은 안내판 없이도 발견의 재미를 준다. 샛길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나고, 이곳에서는 절벽과 파도의 움직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큰엉해안경승지는 화려한 시설이나 강한 자극 대신, 천천히 걷는 시간 자체를 선물하는 곳이다. 숲과 바다, 절벽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며 만들어내는 이 동선은 제주가 가진 자연의 균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래서 이 길은 다녀온 뒤에도 풍경이 오래 남는다.


[방문 정보]

-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522-17

- 운영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주차: 가능(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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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04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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