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수록 마음이 가벼워지는 해상 공원]
경북 울진의 후포근린공원(등기산공원)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시선에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해상 산책길이다. 후포항 뒤편의 낮은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이곳은 단순히 전망을 바라보는 공간이 아니라, 직접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만든다. 처음 마주하는 순간부터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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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기산공원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스카이워크는 전체 길이 135m, 높이 약 20m로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 있다. 그중 일부 구간은 강화유리로 바닥이 구성되어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한다. 유리 아래로 펼쳐진 푸른 바다는 파도의 움직임까지 또렷하게 드러내며,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수면의 질감까지 느껴질 만큼 생생하다.
처음 유리바닥 위에 올라설 때는 잠시 긴장하게 되지만, 몇 걸음 지나면 오히려 발걸음이 느려진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길어지고, 머릿속을 채우던 생각들이 하나둘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이 때문에 이곳은 사진 명소이자 동시에 스트레스를 풀기 좋은 산책길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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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기산 스카이워크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스카이워크 중간 지점에는 후포갓바위와 관련된 안내가 설치되어 있다. 한 가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이 지점에서 잠시 멈춰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속 소원을 떠올린다. 특별한 연출 없이도 공간 자체가 충분히 집중을 이끌어내는 분위기를 만든다.
스카이워크 끝자락에는 선묘 낭자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자리한다. 의상대사를 사모하다 용이 되었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한 이 조형물은 등기산 일대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풍경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장소가 가진 배경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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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기산공원 구름다리 | 사진 = 울진관광(울진군 공식 블로그) |
스카이워크를 건넌 뒤 구름다리를 따라 이동하면 후포등기산 공원이 나타난다. 이 구간부터는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진다. 탁 트인 해안 전망과 함께 조성된 산책로는 속도를 늦추기에 알맞고,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머물 수 있다.
공원 내에는 후포등대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유명 등대를 재현한 전시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등대인 팔미도 등대부터 프랑스 코르두앙 등대, 고대 이집트의 파로스 등대 모형까지, 서로 다른 시대와 지역의 등대를 한 동선에서 만나게 된다. 자연스럽게 등대의 역할과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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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기산공원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겉보기에는 해안 공원과 스카이워크가 결합된 단순한 관광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체험의 결이 다르다. 바다 위를 걷는 긴장감, 조용한 산책로에서의 안정감, 그리고 등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감각을 사용하는 구조라 만족도가 높다.
후포근린공원은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천천히 걷고 돌아보는 여행에 잘 어울린다. 복잡한 일정 중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혹은 바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을 때 선택하기 좋은 공간이다. 울진에서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걷는 경험을 찾고 있다면 충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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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기산공원 등대모형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방문 정보]
- 위치: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후포리 산141-21
- 스카이워크 이용시간(11~2월 기준): 09:00~17:00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인근 무료 주차장 이용
- 입장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