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우리나라 최초라고요?"... 섬 다섯 개를 한 번에 잇는 해안 드라이브 명소

[노을·해무·야경이 모두 다른 '삼천포대교']

경남 사천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삼천포대교는 단순히 바다를 건너는 교량이 아니라, 풍경 자체가 목적이 되는 해안 명소다. 날씨와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보여주는 이곳은 처음 찾는 이들에게도, 여러 번 지나온 이들에게도 늘 새로운 장면을 선사한다.

사천 삼천포대교
삼천포대교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전순호


삼천포대교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순간은 이른 아침이다. 바다 위에 옅은 해무가 내려앉으면 붉은 아치 구조와 케이블이 서서히 안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다리 전체가 한 번에 보이지 않고, 일부만 드러난 채 실루엣처럼 떠오를 때는 현실감이 사라진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이 장면은 사진으로도 담기지만, 실제로 마주했을 때의 공간감과 깊이는 화면을 넘어선다.


해무가 천천히 걷히는 과정 역시 인상적이다. 바다 위를 덮고 있던 안개가 조금씩 옮겨가며 섬의 윤곽과 교량의 선이 차례로 나타난다. 그 사이로 햇빛이 비치면 수면 위에는 은색 결이 생기고, 붉은 아치는 더욱 또렷하게 강조된다.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서로를 돋보이게 만드는 순간으로 사천 앞바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면 중 하나다.

사천바다케이블카 각산전망대
각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용희


삼천포대교는 드라이브 코스로서의 가치도 높다. 이 대교는 단독으로 끝나는 구조물이 아니라, 초양도와 늑도, 창선을 거쳐 남해까지 이어지는 연속된 해안 도로의 일부다. 사천 대방동에서 출발해 모개섬과 초양도, 늑도를 지나 창선도로 이어지는 구간은 다섯 개의 대교가 하나의 길처럼 연결된 형태로, 우리나라 최초의 연륙교 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차를 타고 이 구간을 달리다 보면 바다와 도로의 거리가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 창문을 열면 바닷바람이 그대로 들어오고, 염분 섞인 공기와 함께 섬 특유의 분위기가 차 안으로 스며든다.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여행이 되는 구간으로 속도를 줄이고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삼천포대교
삼천포대교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삼천포대교 인근에는 잠시 머물기 좋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삼천포대교공원은 다리를 가장 안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로 주차장이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공원에서 바라보는 대교는 도로 위에서 보는 모습과는 또 다른 인상을 준다. 붉은 아치의 곡선과 바다의 수평선이 한 화면에 담기며, 산책을 하며 풍경을 천천히 감상하기에 적합하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주변 시설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인근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다리와 바다, 섬들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어 전체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시선에서 바라보는 삼천포대교는 규모감이 더욱 분명하게 느껴지며, 해안선의 흐름 역시 또렷하게 드러난다.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천바다케이블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삼천포대교는 낮과 밤의 분위기 차이도 크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붉은 아치는 노을빛과 겹치며 한층 부드러운 색감으로 바뀐다. 해가 완전히 진 뒤에는 조명이 켜지며 낮과는 다른 인공적인 선이 강조된다. 같은 장소라도 방문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기억을 남기는 이유다.


해무가 짙은 날의 몽환적인 장면부터, 맑은 날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 풍경, 그리고 노을과 야경까지, 삼천포대교는 특정 순간만을 위해 찾기보다 여러 번 다른 시간에 다시 오고 싶어지는 장소다. 드라이브 중 잠시 멈춰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의 밀도가 높아지는 곳이다.

삼천포대교 야경
삼천포대교 야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병찬


[방문 정보]

- 위치: 경상남도 사천시 사천대로 35, 삼천포대교 인근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삼천포대교공원 무료 주차장 이용

-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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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2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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