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977m에서 마주한 특별한 산중 풍경, 금오산 약사암]
경북 구미, 금오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며 도심과 가까운 위치임에도 깊은 산세와 뚜렷한 암릉 풍경을 지닌 산이다. 해발 977m의 현월봉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곳곳에 기암과 절벽을 품고 있어 걷는 내내 긴장과 기대를 함께 만든다. 그 정상부 가까이에 자리한 약사암은 이 산행의 마침표처럼 다가오는 공간이다.
![]() |
| 금오산 약사암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성근 |
약사암은 금오산 정상부 기암절벽 아래에 자리해 있다. 오르는 길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마지막 계단을 지나 암자가 눈앞에 나타나는 순간 그동안의 수고가 자연스럽게 잦아든다. 작은 규모의 암자지만 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배치 덕분에 체감되는 존재감은 매우 크다. 절벽을 배경으로 한 전각은 산중 깊숙한 곳에 들어온 듯한 감각을 준다.
암자의 중심 공간인 약사전은 절벽을 등지고 남향으로 자리해 있다. 이 배치는 햇빛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시간을 만들어주며, 특히 오전과 이른 오후에는 전각 안팎의 분위기가 차분하게 살아난다. 화려함보다는 담백한 구조가 돋보이는 전각은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우선한 모습이다.
![]() |
| 금오산 약사암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성근 |
약사전 내부에는 석조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이 불상은 지역에서 ‘3형제 불상’으로 전해질 만큼 오래된 이야기와 전설을 품고 있어, 단순히 스쳐 지나가기보다는 잠시 머물며 바라보게 된다. 암자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 역시 이러한 이야기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묵직해진다.
약사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 산 정상부 특유의 고요함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진다. 바람 소리는 낮게 울리고, 사람의 말소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오래된 건물의 결,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야, 그리고 발아래로 이어지는 산 능선이 한 공간 안에 어우러져 차분한 긴장감을 만든다.
![]() |
| 금오산 약사암 정자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성근 |
정상에 위치한 만큼 전망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약사암 인근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시야를 가리는 요소가 거의 없어, 능선과 숲, 멀리 이어지는 도시 풍경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금오산과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게 되며, 많은 방문자들이 이 지점에서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금오산은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산으로 알려져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약사암으로 향하는 길 역시 가파른 구간이 일부 포함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꾸준히 리듬을 맞춰 걸어 올라가는 구조다. 무리하지 않고 속도를 조절하면 어르신들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코스로 평가받는다.
![]() |
| 금오산 약사암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성근 |
산행은 주차 지점 기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해운사에서 출발해 대혜폭포를 지나 할딱고개를 거쳐 약사암과 정상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숲길과 암릉 구간이 적절히 섞여 있다. 오르는 동안에는 숲의 그늘이 이어져 공기가 맑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가 자연스럽게 동행한다.
이 코스의 매력은 단순히 정상에 오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걷는 과정에서 점차 달라지는 풍경과 공기, 그리고 마지막에 마주하는 약사암의 고요한 분위기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산행과 사찰 방문, 전망 감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구조다.
![]() |
| 금오산 약사암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성근 |
도심을 벗어나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혹은 산행의 성취감과 함께 묵직한 사찰 분위기를 느끼고 싶을 때 금오산 약사암은 만족도가 높은 선택지다. 정상에 오른 뒤 잠시 쉬어가며 풍경을 바라보는 그 순간은 이 길을 선택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준다.
[방문 정보]
- 위치: 경상북도 구미시 남통동 산33-1, 금오산 약사암
- 휴일: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주차: 가능
※ 승용차 기준 1,500원
- 산행 소요시간: 약 1시간 30분~2시간
- 주요 코스: 해운사 → 대혜폭포 → 할딱고개 → 약사암/금오산 정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