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이면 만날 수 있어요”… 해발 400m, 암벽 위에 새겨진 반가상 절경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칠불암 코스)]

경주 남산은 예로부터 ‘산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불교 유적을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은 남산을 찾는 이들에게 꼭 보아야 할 명소로 알려져 있다. 해발 약 400m 높이에서 숲이 잠시 열리는 순간 나타나는 이 반가상은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눈길을 붙잡는 힘이 강해 잠시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길지 않은 산행 끝에서 만나는 차분한 표정의 보살은 오래된 조각이 주는 위로와 남산의 자연이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사진 = 국가유산청


이 보살상은 칠불암 위쪽 거대한 암벽 남쪽면에 자리한다. 높이 약 1.4m의 반가상은 단정한 삼면보관을 쓰고 한쪽 다리를 올린 반가 자세로 표현되어 있다. 조각된 손끝에는 작은 꽃가지를 쥔 모습이 보이는데, 오랜 세월 풍화를 견딘 흔적 속에서도 섬세한 선이 남아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눈을 지그시 감은 표정은 깊은 사색에 잠긴 듯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산행객을 조용히 맞아들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자연 속에 새겨진 인물상이 이토록 고요한 기운을 품고 있다는 사실도 이곳의 신비로움이다.


신선암에 도착하는 시각에 따라 풍경은 크게 달라진다.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시간대는 새벽이다. 어둑한 숲길을 지나 오르면 동쪽 능선 사이로 붉은 빛이 천천히 번지고, 보살상이 여명 속에서 어렴풋이 드러난다. 주변이 완전히 밝아질 때면 암벽과 숲, 능선 뒤편 하늘까지 전체가 따뜻한 색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잠깐 동안만 머무르는 새벽빛이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고, 이 순간을 보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다.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일출
사진 = 경주문화관광


코스 자체도 접근이 어렵지 않아 남녀노소 여행객이 꾸준히 찾는다. 대표 루트는 남산동 공영주차장에서 시작해 동·서삼층석탑, 염불사지, 칠불암을 지나 신선암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길이는 약 2.5km, 보통 1시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다. 초반에는 완만한 흙길이 이어지고, 숲 사이로 고대 유적들이 간간이 나타나 산행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준다. 

칠불암에 이르면 산세가 조금씩 드러나고, 그 위쪽 바위에서 신선암 반가상이 모습을 드러내며 산행의 목적지가 가까워졌음을 알려준다.

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칠불암 마애불상군
칠불암 마애불상군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대중교통으로는 경주 시외·고속터미널에서 11번 버스를 이용해 통일전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도보로 산길을 오르면 된다. 다만 새벽 일출을 목표로 한다면 승용차 이동이 더 적합하다. 통일전 공용주차장과 남산동 공용주차장은 모두 무료로 운영되어 접근성이 좋다. 주차 후 산길로 향하는 길도 비교적 단순해 초행자도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다.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을 찾은 뒤에는 주변 명소를 함께 둘러보는 코스를 추천하는 이들이 많다. 통일전, 서출지, 동남산 산책길, 경북산림환경연구원 등이 가까워 트레킹의 여운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고요한 새벽 산행으로 마음을 정돈하고, 주변 풍경 속에서 천천히 하루를 채워가는 순서가 은근한 만족감을 준다.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은 크지 않은 조각이지만 그 앞에 서면 독특한 울림이 전해진다. 산중 바위에 새겨진 인물상이 수백 년의 시간을 지나 지금도 같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묘한 경외심이 든다. 1시간 남짓한 산행 끝에 만나는 이 한 장면은 남산을 오르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이며, 경주가 가진 깊은 문화적 가치와 자연의 조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하다.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보살반가상
사진 = 국가유산청

[방문 정보]

-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남산동 산36-4(신선암)  

- 들머리 위치: 통일전(버스 이용 시) 또는 남산동 공용주차장(승용차 이용 시)  

- 주요 코스: 통일전·남산동 공영주차장 → 동·서삼층석탑 → 염불사지 → 칠불암 → 신선암  

   ※ 도보 1시간~1시간 20분 / 약 2.5km / 난이도 중  

- 대중교통: 경주 시외·고속터미널 → 11번 버스 → 통일전 정류장 하차 → 염불사지까지 도보 약 15분  

- 주차: 통일전 공용주차장(무료) / 남산동 공용주차장(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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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04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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