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산 자락에 자리한 '석남사']
도심에서 멀지 않은 거리지만 막상 이곳에 들어서면 주변의 소음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겨울에 눈이 내린 날이면 그 변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산자락을 따라 내려앉은 흰 눈과 고요한 사찰 전경이 어우러지며, 발걸음마저 조심스러워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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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경기관광공사 |
석남사는 규모가 크거나 화려한 사찰은 아니다. 대신 오랜 시간 쌓여온 차분한 분위기가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넓게 펼쳐진 동선보다는 아담하게 이어지는 전각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짧은 동선 덕분에 방문자는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추게 되고, 주변 풍경을 하나씩 음미하며 걷게 된다.
이 사찰은 통일신라 시대 승려 석선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고려 초기에 중창되었으나 임진왜란을 겪으며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금의 모습은 이후 중건을 통해 갖추어진 것으로, 여러 시대의 흔적이 겹겹이 남아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화려한 설명 없이도 공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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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경기관광공사 |
경내에는 영산전과 산신각, 요사채 등이 단정하게 자리하고 있다. 전각 사이 간격이 넓지 않아 한 바퀴를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지만, 그 안에 담긴 분위기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눈이 쌓인 날에는 전각의 지붕선과 주변 나무 가지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겨울 산사 특유의 정갈함이 또렷해진다.
석남사에서 눈여겨볼 문화유적으로는 석탑재와 마애불이 있다. 자연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은 높이 약 7미터 규모로, 오랜 세월을 견뎌온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얼굴 부분의 마멸이 심해 세부 표현은 흐릿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공간의 시간감을 더 깊게 만든다. 눈이 내린 날에는 암벽 위에 얹힌 흰 눈과 조각된 형상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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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국가유산청 |
대웅전 내부에는 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내부 공간 역시 크지 않아 잠시 머무르며 둘러보기 좋다. 문을 열고 나서면 다시 겨울 공기가 얼굴을 스치는데, 그 차가운 공기마저 이곳에서는 부담스럽기보다는 차분하게 느껴진다.
이곳은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지며 한때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방문해 보면 촬영지라는 수식어보다 겨울 산사의 분위기 자체가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눈 밟히는 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말소리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공간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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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경기관광공사 |
석남사는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기보다는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리는 장소다. 특히 겨울에는 설경이 더해지며 사찰 본연의 분위기가 한층 또렷하게 드러난다. 안성 인근에서 고즈넉한 산사 풍경을 찾고 있다면, 천천히 걸으며 겨울의 정적을 느끼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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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경기관광공사 |
[방문 정보]
- 주소: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촌새말길 3-120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주차요금 무료
- 입장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