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가을 단풍 명소 선운사]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도솔산 자락에 자리한 선운사는 가을이 되면 붉은빛으로 물든다. 수백 년의 세월을 품은 사찰로 이맘때면 절을 향하는 길목마다 단풍잎이 타오르듯 빛난다.
도솔천을 따라 걷는 길 위에는 붉은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잔잔한 물소리와 함께 계절의 정취가 서서히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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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선운사의 가을은 단풍의 색감에서 시작된다. 잎이 작고 섬세해 빛을 받으면 투명하게 빛나며, 나무 아래를 지나면 마치 붉은 유리조각 사이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햇살이 스며드는 오전 시간대에는 나무 사이로 비치는 빛이 단풍잎을 물들이며, 길 전체가 따뜻한 색감으로 감싸인다. 걷는 이의 그림자까지 붉게 물들어, 한 걸음마다 계절이 변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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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윤진호 |
도솔천 주변은 선운사 단풍의 중심이라 할 만하다. 천천히 흐르는 물가를 따라 고목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위로 비친 단풍빛이 물결에 반사되며 환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바람이 불면 잎이 물 위로 떨어져 부드럽게 떠다니고, 그 장면이 사찰의 전각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완성한다. 범종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면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듯 고요함이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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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최재희 |
선운사는 오랜 역사와 함께한 사찰이다.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이래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자리해 왔으며, 조선 후기에는 수십 개의 암자와 요사가 흩어져 있을 만큼 규모가 컸다.
현재는 옛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자연과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특히 대웅전, 참당암, 내원암 등 오래된 건물들이 단풍나무 사이에 자리하며, 계절의 색감과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멋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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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꽃무릇이 물러난 자리에는 단풍이 물결치며, 사찰 전체가 붉은빛으로 덮인다.
돌계단을 따라 오르며 바라보는 전각의 지붕과 나무의 색이 대비를 이루고, 길을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붉은 빛이 스며든다. 단풍잎이 낙엽이 되어 쌓이면, 바닥마저 금빛으로 변하며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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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솔천 다리 근처가 가장 인기 있는 포인트다. 물 위에 비친 전각과 붉은 숲이 한 장의 풍경처럼 이어지고, 오후 햇살이 길게 드리워질 때 그 빛의 온기가 사진 속까지 번진다.
또한 사찰 입구의 돌담길은 은은한 색감의 단풍이 감싸고 있어, 자연광 속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장면을 담을 수 있다.
선운사는 입장료가 없으며, 사찰 입구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요금은 2,000원이며, 도보로 사찰까지는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단풍철에는 방문객이 많기 때문에 오전 일찍 찾는 것이 좋고, 특히 일출 직후의 시간대가 가장 맑은 빛을 볼 수 있다. 산책로는 완만해 어르신이나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으며, 길 중간에는 벤치와 쉼터가 있어 여유롭게 머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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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붉은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빛, 잔잔히 울리는 종소리, 그리고 도솔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까지. 선운사의 가을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랜 세월이 만든 깊은 고요함으로 채워진다.
단풍잎이 흩날리는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비워지고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다. 매년 이맘때 다시 찾고 싶어지는 이유는, 그 풍경이 주는 위로와 평온함이 결코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