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향일암 일출제]
전남 여수 돌산읍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한 향일암은 전국 4대 관음성지로 꼽히는 기도처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이름처럼,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해를 맞이할 수 있는 위치 덕분에 오래전부터 해맞이 명소로 알려져 왔다. 특히 새해를 앞둔 시기에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한 해의 소망을 담아 찾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변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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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향일암 일출제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하 동일) |
매년 12월 31일 밤이 되면 향일암 일대는 특별한 긴장감으로 채워진다.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한 해의 끝을 보내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향일암 일출제는 일몰 감상부터 제야의 종 타종, 신년 불꽃 행사, 그리고 새해 첫 일출까지 이어지며 밤과 새벽의 경계를 축제로 잇는다. 하루를 넘어 해를 바꾸는 시간 전체가 하나의 경험으로 구성된다.
행사 첫날부터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축하 공연과 대북 퍼포먼스가 분위기를 띄우고, 소원지 달기와 소원 팔찌 만들기 같은 참여형 체험이 이어진다. 바닷바람이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이 공간이 가진 의미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선 데 있다.
향일암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곳이 오랜 시간 기도의 장소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해가 떠오르기 전 정화수를 떠놓고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빌던 마음들이 세대를 거쳐 전해졌고, 그 마음은 지금도 새해를 맞는 순간 고스란히 이어진다. 해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의 표정은 자연스럽게 진지해지고, 바다 위로 시선이 모인다.
수평선 너머가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하면 현장의 공기는 눈에 띄게 달라진다.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붉게 물들고, 고요 속에서 해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곳곳에서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온다. 향일암의 해돋이는 크고 화려하기보다, 짙은 울림을 남기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 순간만큼은 주변의 소음도, 추위도 모두 잊히는 듯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일출 이후에도 축제는 이어진다. 향일암 일출공원과 사찰 일원에서는 해오름 소원등 만들기, 키링 제작, 새해 덕담 엽서 쓰기, 새빛희망사진관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 방문객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새해를 기록할 수 있는 시간이다.
향일암이 가진 지형적 특성도 이 축제를 더욱 인상적으로 만든다. 해발 약 150m 높이의 암자에서 내려다보는 여수 앞바다는 시야를 가로막는 요소가 거의 없어, 일출 장면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벽과 바다, 그리고 떠오르는 해가 만들어내는 조합은 다른 해맞이 명소와는 결이 다른 풍경을 완성한다.
‘해를 품은 암자’라는 이름처럼, 향일암은 새해의 소망을 담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다. 밤새 기다려 맞이하는 첫 해는 짧은 순간이지만, 그 기억은 한 해 동안 오래 남는다. 여수 향일암 일출제는 새해를 단순히 맞이하는 행사가 아니라, 한 해의 시작을 스스로 다짐하는 시간으로 남는다.
[방문 정보]
- 행사 기간: 2025.12.31 ~ 2026.01.01
- 위치: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향일암로 60, 향일암 일출공원 및 향일암 일원
- 이용요금: 무료
- 주최: 여수시 / 여수향일암일출제추진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