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아름다운 가을길, 영주 부석사]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소백산 줄기 아래 자리한 부석사는 가을마다 황금빛 물결로 물드는 천년 고찰이다. 사찰로 향하는 길은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져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빛난다.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이어진 500m의 참배로는 이 계절의 상징과도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노란 은행잎이 발끝 아래 바스락이며 쌓이고, 붉은 단풍잎이 지붕 위에 내려앉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부석사만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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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
입구를 지나면 양옆으로 늘어선 은행나무들이 황금빛 터널을 만든다.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며 길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바람이 불면 수천 장의 잎이 흩날리며 하늘을 뒤덮는다. 마치 황금빛 비가 내리는 듯한 장관이 펼쳐져, 이 시기에는 사진작가와 여행자들이 끊임없이 찾는다. 어떤 각도에서 촬영하더라도 한 폭의 풍경화 같은 장면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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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가을의 부석사는 단풍과 은행잎이 조화를 이루는 시간이다. 붉고 노란 색이 뒤섞인 사찰 경내는 햇빛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정오 무렵에는 단풍잎이 가장 선명하게 빛나고, 오후가 되면 산자락에 그림자가 내려앉아 한층 깊은 색감으로 변한다. 소리 없는 바람 속에서 잎들이 흩날리며, 절의 고요함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진다.
경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범종각이 눈길을 끈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형태로 지어진 이 건물은 부석사의 독특한 건축미를 보여준다. 단풍이 절정일 때 이곳에 서면, 붉은 나뭇잎과 금빛 은행잎이 함께 어우러져 불국토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펼쳐진다. 절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곳곳에서 전통 건축의 섬세한 곡선과 계절의 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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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안양루에 올라서야 만날 수 있다. 부석사 전경과 그 너머로 펼쳐진 영주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며, 멀리 산자락까지 이어진 단풍빛이 절정을 이룬다. 이곳은 매년 가을이면 수많은 사진가들이 찾아와 일출과 노을을 담는 명소로 꼽힌다. 오후 햇살이 사찰의 지붕 위로 스며드는 시간대에는 부석사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며, 그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부석사는 통일신라 문무왕 16년(67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화엄사상을 펼치기 위해 세운 곳으로, 오늘날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무량수전, 안양루, 조사당 등 주요 전각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사찰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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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사찰 관람은 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이 다르다. 3월에서 5월, 9월에서 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여름철인 6월에서 8월은 오후 7시까지, 겨울철은 오후 5시까지 개방된다.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언제든 방문 가능하다.
가을의 부석사는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된 시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낸 진짜 아름다움이 있다. 황금빛 잎이 길을 덮고, 붉은 단풍이 하늘을 물들이는 그 순간, 오랜 세월을 품은 사찰의 고요한 숨결이 느껴진다. 짧은 계절이 남긴 찰나의 풍경이지만,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남는 여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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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