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호수와 이어진 억새 명소, 명성산]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에 위치한 명성산은 해발 923m의 산으로, 가을이 오면 산자락 전체가 은빛 억새로 물든다. 능선을 따라 빽빽하게 피어난 억새가 바람에 출렁이는 모습은 장관 그 자체다. 신불산, 민둥산, 오서산, 천관산과 함께 우리나라 5대 억새 군락지로 꼽히며, 매년 10월이면 수많은 등산객이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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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명성산은 단순한 풍경 명소를 넘어 이야기가 있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고려 태조 왕건과의 전투에서 패한 궁예가 피신했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지며, 지금도 ‘궁예성터’가 남아 있어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자연의 아름다움과 전설이 함께 어우러진 명성산은 가을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억새밭으로 향하는 대표 코스는 산정호수 상동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초입부터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도 천천히 오를 수 있다. 산길을 오르다 보면 비선폭포와 등룡폭포가 차례로 나타나며, 시원한 물소리가 산행의 피로를 덜어준다. 폭포 주변에는 낙엽이 쌓여 있고, 맑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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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포천문화관광재단 이슬비) |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서 단풍나무가 물들어 있어 억새와 단풍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붉은 잎사귀와 은빛 억새가 한 프레임 안에서 어우러지는 풍경은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을 만큼 아름답다. 약 1시간 20분 정도 오르면 드넓은 억새밭이 펼쳐진다. 사방이 탁 트인 능선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는 마치 바다의 파도처럼 일렁이며, 햇살에 반사된 은빛 물결이 끝없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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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억새밭을 지나 정상까지 오르는 제1코스는 상동주차장에서 출발해 비선폭포, 등룡폭포, 억새밭을 거쳐 정상에 도달한 뒤 원점으로 돌아오는 원형 코스다. 총 길이는 왕복 6.6km이며, 완주까지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코스 중간마다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무리하지 않고 오를 수 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정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며, 멀리 포천의 산세가 겹겹이 펼쳐지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가을 명성산의 백미는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10월 중순 무렵이다. 올해도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명성산 억새꽃축제’가 열렸다. 축제 기간에는 공연, 포토존, 지역 특산물 장터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되어 산행 외에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행사 기간에는 산정호수 주변이 활기를 띠며, 주말이면 가족 단위 여행객과 사진 동호인들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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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명성산 억새밭은 단풍과 억새, 폭포와 호수가 어우러진 자연의 완성형 코스로 평가받는다. 산정호수와 맞닿아 있어 산행을 마친 뒤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카페에서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초보자에게도 무리가 없는 난이도 덕분에 부모님과 함께 떠나는 가족 등산지로도 적합하다.
주소는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187이며, 주차는 산정호수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입장료는 없으며, 등산로는 연중 개방된다.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바람결에 흔들리는 억새의 물결이 반짝이며 맞이한다. 해발 923m의 능선 위에서 마주하는 은빛 풍경은 가을이라는 계절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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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