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해산령 드라이브 코스]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해산령 일대는 가을이면 색채가 폭발하듯 산자락을 물들이는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힌다. 굽이치는 산길을 따라 오르는 동안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마치 계절이 차 안으로 밀려드는 듯한 생동감을 준다. 초입부터 서서히 높아지는 고도 덕분에 시야가 넓어지면서 붉고 노란 물결이 산을 뒤덮은 장면이 차창 밖으로 이어지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에도 자연스럽게 감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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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해산령을 잇는 도로는 계절마다 다른 모습이지만, 가을의 인기는 단연 독보적이다. 산허리 곳곳에 물든 단풍이 길 위로 겹겹이 드리워져 터널처럼 이어지고, 구불구불한 선형을 따라 차가 움직일 때마다 풍경은 전혀 다른 구도로 펼쳐진다. 이 길을 사랑하는 여행자들은 매년 같은 시기를 골라 다시 찾는다. 그만큼 이곳의 가을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비수구미 계곡과 이어지는 구간은 특히 많은 이들이 손꼽는 곳이다. 깊은 계곡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파로호의 푸른 수면은 맑은 날이면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인다. 산등성이에 흐르는 단풍빛과 호수의 그라데이션이 함께 만들고 있는 한 폭의 장면은 차를 세우고 싶은 충동을 자극한다. 속도를 조금만 늦추고 창문을 열면, 산에서 내려오는 찬바람이 단풍 특유의 향과 함께 스며들어 가을이 완전히 몸에 닿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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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산전망대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한반도관광센터 비켄 |
해산령 구간에는 여덟 개가 넘는 감상 포인트가 이어진다. 재안산까지 향하는 길은 가을철이면 더욱 붉은 색이 짙어지고, 사방이 단풍으로 채워져 있어 산길을 타고 오르는 시간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된다.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빛깔의 향연은 보는 방향에 따라 매 순간 달라지고, 갈림길마다 펼쳐지는 전망도 풍부하다.
중간 지점에 자리한 해산전망대는 잠시 차에서 내려 호흡을 고르기 좋은 공간이다. 이곳은 화천에서 새벽 햇살이 가장 먼저 비치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침 시간대에는 파로호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산세와 섞여 몽환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바람이 잦은 날에는 호수는 거울처럼 잔잔해져 주변 풍경을 그대로 비추고, 단풍과 물안개의 조화가 이 계절의 매력을 한층 더 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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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산전망대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한반도관광센터 비켄 |
전망대에서 평화의 댐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은 드라이브와 걷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구간이다. 도로 옆 철책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면 비포장 흙길이 나타나고, 이 길을 따라 약 2km 이동하면 선착장과 비수구미 생태길 입구에 닿는다. 생태길은 호수와 산이 나란히 이어지는 걷기 좋은 코스로, 난이도가 낮아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무리가 없다. 트레킹을 하면서 바라보는 가을빛 풍경은 드라이브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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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수구미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이처럼 해산령 일대는 ‘달리면서 즐기는 가을’과 ‘걸으며 만나는 가을’을 모두 담아내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도로 위에서 바라본 장면과 걸으며 마주한 장면이 서로 다른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하루 일정 안에서 자연의 두 얼굴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드라이브를 마칠 때쯤이면 어느새 산의 색감이 마음에 은은하게 남아 여행의 여운을 길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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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
해산령 드라이브 코스는 별도의 입장료가 필요 없고, 연중 언제나 방문할 수 있다. 해산전망대와 평화의 댐 인근에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도 좋다. 위치는 화천읍 평화로를 따라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가을 절정기에는 비교적 서둘러 방문하는 편이 혼잡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풍 절정 시기에는 길가에 차를 잠시 세우려는 차량이 많아 속도를 유지하는 데 유의하는 것이 좋다.
깊어가는 가을, 해산령을 따라 이어지는 길 위에서 바람과 단풍, 그리고 호수의 빛이 어우러진 장면을 만난다면 그 순간은 오랫동안 마음 한편에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