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들이 몰려드는 이유”... 억새꽃이 물드는 제주 대표 가을 명소

[제주의 대표 억새 명소, 산굼부리]

제주시 조천읍에 자리한 산굼부리는 가을이 오면 섬 전체의 계절감을 한눈에 보여주는 곳으로 손꼽힌다. 드넓은 분화구 주변이 은빛 억새로 뒤덮이며, 바람결에 따라 물결처럼 출렁이는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흔든다. 이곳은 제주도에서 가장 유명한 억새 명소 중 하나로, 매년 10월이 되면 수많은 여행객이 카메라를 들고 찾는다.

제주도 억새 명소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두드림


산굼부리는 일반적인 오름과 달리, 화산 폭발로 용암이 솟아오르지 않고 폭발압으로 땅이 꺼지며 형성된 마르(Maar) 지형이다. 이러한 형태는 국내에서 유일하며, 지질학적으로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유형으로 꼽힌다. 둘레가 약 2km에 달하고 깊이가 100m가 넘는 거대한 화구가 자연의 시간과 흔적을 그대로 품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지형 덕분에 산굼부리는 천연기념물 제263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입구를 지나면 두 갈래의 탐방로가 이어진다. 하나는 계단길로, 약 10분 만에 정상에 닿을 수 있어 짧지만 다소 가파르고, 다른 하나는 완만한 언덕길로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어느 길을 택하든 걷는 내내 억새밭이 이어지며, 고요한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탐방로를 따라 걷다 보면 키 큰 억새들이 길 양쪽을 가득 메우며 마치 은빛 터널을 통과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한다.

산굼부리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두드림


정상에 오르면 발 아래로 펼쳐지는 분화구와 멀리 이어지는 제주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수평선까지 시야가 트여, 억새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만들어내는 빛의 결이 환상적이다. 오후 늦게 방문하면 해질녘 붉은 빛이 억새를 물들이며 황금빛 장관을 이루어, ‘제주의 가을’을 가장 완벽히 느낄 수 있다.

산굼부리의 매력은 자연의 생생함 속에 있다. 억새가 바람에 일렁이는 소리, 억새잎이 스치는 부드러운 감촉, 그리고 분화구 안에서 울려 퍼지는 바람의 울림이 하나로 어우러져 제주 특유의 고요한 감성을 자아낸다. 사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해, 가을이면 전국 각지의 사진가들이 몰려들며, 억새밭 사이사이에 설치된 포토존은 여행의 추억을 남기기에 좋다.

산굼부리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두드림


산굼부리는 규모에 비해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도 편히 즐길 수 있다. 주차장은 넓고 동선이 단순해, 아이나 어르신이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다. 입장료는 성인 7,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는 6,000원이며, 만 65세 이상과 제주도민,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5,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운영시간은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40분까지,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 40분까지로 계절과 일몰 시간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다.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는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한낮에는 관광객이 몰려 여유롭게 걷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침 햇살이 억새 위로 내리쬘 때, 은빛이 황금빛으로 바뀌며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은 이른 시간대 방문자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한 순간이다.

산굼부리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두드림


산굼부리 주변에는 새별오름, 용눈이오름 등 제주의 다른 오름들도 가까워 함께 둘러보기 좋다. 가을철에는 억새밭 산책 후 인근 카페나 농가 체험장으로 이동해 제주의 풍요로운 자연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 제주가 품은 화산섬의 정체성과 계절의 아름다움이 교차하는 곳, 산굼부리는 그 자체로 자연의 예술이 된다.

산굼부리
사진 = 제주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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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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