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물결이 감싸는 공간”… 천 년의 세월을 품은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천 년의 세월을 품은 거목,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에 자리한 반계리 은행나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되어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그 나이는 약 1,300년을 넘었으며, 이는 한국에서 현존하는 은행나무 중 최고령에 해당한다.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품은 이 거대한 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의 수호목으로서 사람들의 삶과 함께해 왔다.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은행나무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높이 약 33m, 밑동 둘레는 14m에 달해 성인 여러 명이 팔을 벌려도 한 바퀴를 감쌀 수 없다. 사방으로 뻗은 가지는 25m 이상 퍼져 있어 마치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닌, 작은 숲처럼 느껴진다. 특히 가을이면 수천 개의 잎이 한꺼번에 황금빛으로 변하며, 그 아래에 서 있는 사람마저 빛으로 물드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이 나무에는 오랜 전설이 전해진다. 성주 이 씨의 선조가 심었다는 설과, 길을 지나던 스님의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진다. 또 나무 속에는 흰 뱀이 살고 있어 천재지변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준다는 믿음도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가을 은행잎이 한꺼번에 떨어질 때를 풍년의 징조로 여겼으며, 오랜 세월 동안 신성한 존재로 이 나무를 공경해 왔다.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최근에는 반계리 은행나무 주변이 새롭게 정비되어 더욱 쾌적한 여행지로 거듭났다. 흙길 대신 잔디광장과 산책로가 조성되었고, 넓은 주차장과 포토존이 마련되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다. 과거 단순히 나무를 보는 장소였다면, 지금은 음악과 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변모한 셈이다.

특히 올해 가을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10월 11일부터 11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2025 힐링 버스킹’이 열린다. 가을바람이 스치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펼쳐지는 소규모 콘서트는 방문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성을 선사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나무를 배경으로 들려오는 음악은 그야말로 가을이 전하는 위로의 선율이다.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올해는 늦더위의 영향으로 단풍 절정이 예년보다 다소 늦어져, 11월 둘째 주 이후가 가장 아름다울 것으로 예상된다. 높게 솟은 나무 꼭대기부터 아래까지 균일하게 물드는 반계리 은행나무의 단풍은 사진 한 장만으로도 예술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오후 햇살이 비치는 시간대에는 황금빛 잎이 반짝이며 주변 전체를 따스하게 감싼다.

은행나무 앞에는 휴식용 벤치와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함께 와도 좋다. 나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길은 완만하고 짧아 산책하기 부담이 없으며, 나무 아래에 앉아 있으면 자연스레 마음이 편안해진다. 수백 년의 시간을 품은 은행나무 아래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그 어떤 장소보다도 깊고 고요하다.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모먼트스튜디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낮에는 가볍게 산책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오후 늦게는 은행잎이 반짝이는 황금빛 노을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내기 좋다.

천 년의 시간을 지켜온 거목 앞에 서면, 자연의 위대함과 세월의 깊이를 새삼 느끼게 된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역사이자 세대를 잇는 생명의 상징이다. 올가을, 이곳에서 황금빛 단풍과 함께 진정한 휴식의 순간을 만나보자.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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