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하게 바위에 걸터앉은 정자”… 꼭 가봐야 할 진안의 명소

[진안 수선루]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임진로 변에는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걷다 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정자가 있다. 절벽 바위 위에 걸터앉듯 지어진 이 정자가 바로 ‘수선루’다. 겉모습만 보아도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배치와 위치 덕분에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역사와 정신적 의미까지 간직한 이곳은 진안 여행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꼽힌다.

진안 수선루
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이하 동일)


수선루의 역사는 조선 숙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686년, 연안 송씨 가문의 네 형제인 진유, 명유, 철유, 서유가 함께 힘을 모아 건립했다고 전해진다. 선조들의 덕을 기리고, 자신들의 학문과 도를 연마하기 위한 공간으로 세운 이 정자에는 당시 선비들의 정신세계가 그대로 녹아 있다. 정자의 이름인 ‘수선(修善)’은 선을 닦는다는 뜻을 담고 있어, 단순한 풍류의 장소를 넘어 학문과 도덕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깃든 공간이었음을 보여준다.

건축 양식 또한 이 정자를 특별하게 만든다. 일반적인 정자들이 평지나 강가에 세워진 것과 달리, 수선루는 천연 암반 위에 자리 잡았다. 위층과 아래층의 구조가 사선으로 맞물린 듯 엇갈려 세워져 있어 보는 각도마다 다른 인상을 준다. 바위와 건물이 한 몸처럼 어우러진 독특한 균형미는 자연과 건축이 공존하는 전통의 미학을 보여준다.

진안 수선루


정자에 오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섬진강의 흐름이다. 강은 정자 아래를 굽이돌며 흘러가고, 사방에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어 포근하면서도 탁 트인 전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2층 누마루에 오르면 발아래로는 맑은 물줄기가, 멀리로는 산세가 어우러져 절묘한 풍경을 만든다. 강변의 절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는 비단을 펼친 듯 아름다워, 예부터 시인과 선비들이 글을 짓고 영감을 얻던 공간으로 사랑받았다.

진안 수선루


문화재적 가치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수선루는 2019년 12월 보물로 지정되며 국가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건축물 내부에는 연안 송씨 네 형제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남아 있어, 건립 당시의 정신과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조선 후기 정자의 특징이 잘 보존되어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현존하는 정자 가운데에서도 독특한 건축 기법과 풍광을 동시에 간직한 사례로 손꼽힌다.

진안 수선루


수선루는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구산서원’ 혹은 ‘수선루’를 검색하면 쉽게 찾아갈 수 있으며, 구산서원과 구산사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정자까지는 도보로 약 5분 거리여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덕분에 당일 여행이나 가족 나들이 코스에도 적합하다.

계절에 따라 느껴지는 분위기도 달라진다. 봄에는 주변의 신록이 정자와 어우러져 생기 있는 풍경을 보여주고, 여름에는 강물과 숲이 만들어내는 청량감이 가득하다. 가을이면 산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한층 화려해지고, 겨울에는 눈 덮인 산세와 고요한 강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언제 찾아도 새로운 감흥을 얻을 수 있다.

진안 수선루


수선루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미학, 선비들의 정신문화, 그리고 역사적 가치가 한데 어우러진 공간이다.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정자에 올라 바라보는 섬진강 풍경은 그 자체로 여행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진안 여행을 계획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로, 과거와 현재가 맞닿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08.28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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