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골저수지]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송곡리에 자리한 불장골저수지는 송곡지 혹은 송곡소류지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크기는 크지 않지만, 담고 있는 풍경만큼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특별한 곳이다. 원래는 농업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조용한 산자락과 어우러진 풍광 덕분에 힐링 명소로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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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정기영) |
저수지 뒤편에는 계룡산 줄기인 우산봉(573.4m)이 우뚝 서 있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배경을 이루고, 계절마다 바뀌는 숲의 색이 물 위에 비친다. 봄에는 신록이 반짝이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드리우며, 가을에는 오색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겨울에는 고요한 설경이 반영되어 사계절 모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불장골저수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반영’이다. 수면 위에 메타세쿼이아와 단풍나무가 고스란히 비치며, 잔잔한 물결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햇살이 옅게 번지는 새벽녘, 호수 위로 안개가 스며들면 수면은 신비로운 은빛 거울로 변한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며 붉은 빛이 드리우는 저녁 무렵에는 호수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현실보다 더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의 반영은 이미 사진 작가들 사이에서 명소로 꼽히며, 카메라 셔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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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여행노트 정기영) |
저수지 한켠에는 우직하게 서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있다. 이 나무와 그 그림자는 불장골저수지를 대표하는 포토스팟으로,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그 앞에서 사진을 남기게 된다. SNS에서도 종종 이 풍경이 공유되며, ‘공주의 비밀스러운 호수’라는 이름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인위적인 시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상업적인 요소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유지되어 있어, 도시의 소음을 잊고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머물 수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많지 않아 혼자 걷거나 조용히 산책하기에도 좋으며, 호숫가를 따라 걸으면 바람과 새소리, 물결의 잔잔한 움직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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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장골저수지 가을 풍경 | 사진 = 공주시 공식 블로그(김태상) |
저수지 옆에는 ‘엔학고레’라는 카페 겸 음식점이 자리해 있다. 여행객들은 산책을 마친 뒤 이곳에서 차 한 잔을 하며 여유를 즐긴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야외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각도의 풍경이 펼쳐지고, 저수지에 비친 반영을 차분히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이 카페는 여행의 여운을 길게 이어주는 공간으로, 불장골저수지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불장골저수지는 입장료가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주차도 가능해 차량을 이용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사계절 언제든 찾을 수 있다. 주소는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송곡리 산21-6이다. 카페 ‘엔학고레’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해, 산책 전후로 들르기에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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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학고레 | 사진 = 공주시 공식 블로그(이수이) |
규모가 크지 않은 소류지이지만, 불장골저수지는 반영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얼굴을 고스란히 담고, 고요함 속에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공간. 잠시 머물며 호수와 마주하는 그 순간, 잔잔한 수면처럼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