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너머, 울릉도의 비밀 전망대]
경북 울릉군 북면 석포, 오래전부터 ‘정들포’라 불린 자리에 작은 전망대가 숨어 있다. ‘정들포’라는 이름은 한번 정이 들면 떠날 때 눈물이 난다는 뜻을 품고 있어, 그만큼 정겨운 땅임을 보여준다. 지금은 지도에서도 찾기 힘들어 관광객에겐 낯설지만, 울릉도 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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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울릉홍보관 |
정들포전망대를 찾으려면 먼저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으로 향해야 한다. 차량은 기념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주차 후 안내 표지판을 따라 숲길로 들어서면 된다.
길은 완만해 걷기 부담이 없으며, 양옆으로는 키 큰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바람이 스치는 숲길을 오르다 보면 점차 시야가 넓어지며 바다의 향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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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 |
전망대에 닿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은 그동안 걸어온 발걸음을 보상해 준다. 관음도와 죽도가 바다 위에 가까이 다가와 있고, 파도에 부딪히는 햇살이 섬 둘레를 감싸며 더욱 선명한 풍경을 그려낸다.
바다는 날씨에 따라 빛깔을 바꾸는데, 맑은 날에는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고, 구름 낀 날엔 신비로운 푸른빛으로 물든다. 울릉도의 산세와 바다, 그리고 하늘이 맞닿아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편의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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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울릉홍보관 |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한적함에 있다. 울릉도의 대표 명소들과 달리 이곳은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아 언제 찾아도 고요함을 만날 수 있다. 전망대 주변에는 상업시설이 전혀 없어 도시의 소음을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만이 귓가에 머물고, 그 사이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언어에 귀 기울이게 된다.
사진을 좋아한다면 이곳에서의 시간은 더욱 특별하다. 바다와 섬, 그리고 하늘을 배경으로 남기는 사진은 여행의 기록을 빛나게 만든다. 또 다른 즐거움은 그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아무런 방해 없이 자연과 마주하는 순간이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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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울릉홍보관 |
정들포전망대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연중 언제나 찾을 수 있어, 일정에 맞춰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주차는 독도의용수비대기념관을 이용하면 되고, 숲길을 따라 도보로 10분 남짓 걸으면 전망대에 도착한다. 봄에는 싱그러운 숲이, 여름에는 반짝이는 바다가, 가을에는 청명한 하늘이, 겨울에는 차분한 고요가 맞이해 계절마다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울릉도의 정들포전망대는 화려한 시설이나 이벤트는 없지만, 대신 자연 그 자체가 최고의 선물이 된다. 숲길을 따라 걷고, 바다를 바라보며, 바람을 맞는 그 순간이 울릉도 여행의 가장 깊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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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울릉홍보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