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민둥산 은빛억새축제]
강원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 자리한 민둥산은 해발 1,119m의 부드러운 능선을 품은 산이다. 이름처럼 나무가 거의 없는 민둥한 산세이지만, 가을이 오면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한다. 8부 능선부터 정상까지 약 66만㎡에 달하는 구간이 은빛 억새로 물들며, 하늘 아래 펼쳐진 거대한 억새 파도가 산 전체를 덮는다. 햇살이 비치면 억새 잎마다 반짝이는 빛이 일렁이고, 바람이 불면 물결처럼 흔들리는 장관이 펼쳐진다. 이 풍경을 보기 위해 매년 10월이면 수많은 여행자들이 정선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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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올해는 10월 2일부터 11월 10일까지 ‘민둥산 은빛억새축제’가 열린다. 이 시기 민둥산은 하나의 축제 공간으로 변신한다. 등산로 곳곳에는 포토존과 공연 무대, 체험 부스가 마련되고,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산 아래 민둥산 운동장에서는 지역 특산물 장터와 먹거리 부스가 운영돼 정선의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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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민둥산은 코스 선택의 폭이 넓어 초보자부터 숙련된 등산객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정상 왕복 코스’는 민둥산 운동장에서 출발해 억새 군락지를 지나 정상까지 오르는 약 3시간짜리 산행로다.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어르신도 부담이 없다. 좀 더 여유로운 풍경을 원한다면 ‘능선 풍경 코스’가 제격이다.
중턱 쉼터를 지나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사방이 억새로 뒤덮인 광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을이 질 무렵 찾는다면 ‘포토피크 코스’를 추천한다. 붉게 물든 하늘빛과 은빛 억새가 어우러지며, 그 순간의 풍경은 사진보다 눈으로 담을 때 훨씬 더 깊은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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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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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축제 기간 주말에는 셔틀버스도 운행되어 접근이 한층 편리하다. 민둥산 운동장에서 발구덕 인근까지 하루 세 차례 왕복 운행하며, 탑승요금은 1만 원이다. 다만 현장에서 지역상품권 5천 원을 돌려받을 수 있어 실질 부담은 절반 수준이다.
회차당 19명 정원의 소형 셔틀로 운영되며, 선착순 탑승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주말 오전 시간대에는 여유 있게 도착하는 것이 좋다. 현장 사정에 따라 운행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축제 안내소에서 최신 일정을 확인하면 된다.
[셔틀버스 운행 정보 / 1일 3회]
※ 운영기간: 2025.10.4(토)~11.15(토) 기간 중 주말에 운행
- 1회차: 민둥산 운동장 09:30 출발 → 발구덕 인근 09:50 도착 / 11:40 발구덕 출발 → 운동장 12:00 도착
- 2회차: 민둥산 운동장 12:10 출발 → 발구덕 인근 12:30 도착 / 14:30 발구덕 출발 → 운동장 14:50 도착
- 3회차: 민둥산 운동장 15:00 출발 → 발구덕 인근 15:20 도착 / 17:10 발구덕 출발 → 운동장 17:30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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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민둥산의 진정한 매력은 정상에서 시작된다. 바람에 실려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는 정선의 고요한 들판과 산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정상부에는 희귀한 석회암 지형인 돌리네가 분포해 있어 자연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햇빛이 비칠 때마다 억새는 금빛으로, 구름이 드리울 때면 은빛으로 바뀌며 시시각각 색을 달리한다. 이런 변화무쌍한 풍경은 가을 한철에만 만날 수 있는 민둥산만의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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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가을 정선은 이 축제 하나로 완성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 아래에서는 향토 음식과 음악이 어우러진 축제가 열리고, 산 위에서는 억새와 하늘이 만든 풍경이 펼쳐진다.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바람이 불 때마다 속삭이는 억새의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 깊숙이 가을이 스며든다. 민둥산은 그저 산이 아닌, 자연이 전하는 계절의 언어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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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선군 공식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