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왜 다들 다시 오냐고요? 직접 보면 압니다”... 1km 숲길 끝에서 만난 설국 같은 사찰

[눈 내린 날 더 깊어지는 오대산의 고요함, 평창 월정사]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오대산 깊숙한 곳, 월정사는 사계절 내내 찾는 이가 많지만 겨울에만 볼 수 있는 분위기가 특히 인상적인 사찰이다. 눈이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전나무 숲길부터 전각과 탑, 산자락까지 모두 흰빛으로 덮여 걷는 이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춘다. 계절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공간으로 들어선 듯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

월정사 설경
월정사 설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유영복


월정사 겨울 풍경의 핵심은 전나무 숲길이다. 일주문에서 금강교까지 약 1km 이어지는 이 길에는 1,700여 그루의 전나무가 규칙적으로 줄을 이루고 있다. 

겨울이면 나뭇가지마다 눈이 소복하게 쌓이며 자연스러운 터널을 만들고, 바람 한 점 없는 날에는 숲 전체가 조용한 설경 속에 잠긴다. 발밑에서는 눈이 부서지는 소리만 들리고, 그 사이에 스며드는 냉기가 오대산 특유의 겨울을 선명하게 전한다.

월정사 전나무숲길 설경
월정사 전나무숲길 설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숲길이 끝나면 월정사의 중심 공간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금강루를 지나 앞마당으로 들어서면 적광전과 팔각구층석탑이 시선에 들어오는데, 이 두 요소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겨울 월정사의 분위기를 결정짓는다. 

눈을 머금은 지붕선, 하얀 배경을 따라 선명하게 드러나는 석탑의 윤곽이 차분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팔각구층석탑은 고려 양식이 반영된 유물로 국보 제48호에 지정된 중요한 문화재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오래된 사찰로, 오대산 전체가 불교 성지로 여겨지는 만큼 공간 곳곳에서 역사적 의미가 느껴진다. 

조계종 제4교구 본사로서 60여 곳이 넘는 산내 암자를 거느리며 석조보살좌상, 목조문수동자좌상 등 여러 문화재가 함께 보존되고 있다. 깊은 숲과 넓은 산세 속에 자리한 사찰의 특성이 특히 겨울에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월정사 설경
월정사 설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은 적도 있지만 겨울의 월정사는 그보다 훨씬 넓고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경내를 천천히 거닐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지고, 그 여유가 오래 머물게 만든다. 

전각 사이에 맺힌 눈, 고요하게 내려앉은 숲의 정적, 산사 특유의 냉기까지 더해지며 일상에서 잘 느끼지 못했던 정적인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월정사 설경
월정사 설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월정사에서 차량으로 약 15분 정도 더 올라가면 상원사도 이어서 둘러볼 수 있다. 이곳은 비교적 방문객이 적어 더욱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월정사와는 또 다른 고즈넉함이 있다. 오대산 일대의 겨울 산사 분위기를 깊게 느끼고 싶다면 두 사찰을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다.


겨울의 오대산은 그 자체로 특별하지만, 전나무 숲길과 천년 사찰이 어우러진 월정사는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장소다. 눈이 내려앉은 날 찾으면 왜 많은 이들이 매년 겨울이면 다시 이곳으로 향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월정사 설경
월정사 설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방문 정보]

-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주차요금: 승용차·전기차 3,000원 / 중형차(1,000cc 이상) 6,000원

-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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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2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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