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진 산길 따라 펼쳐지는 깊은 풍경, 보발재]
소백산 줄기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지점에 자리한 이 고갯길은 오래전부터 드라이브 코스로 사랑받아 왔다. 최근에는 60대 이상 여행객들에게 특히 주목받으며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에 따르면, 단양 보발재는 올해 1월 기준으로 최근 3개월 간의 60대 방문 증가율이 423%에 달하며 전국 핫플레이스 4위에 올랐다고 단양군은 밝혔다.
계절에 따라 표정이 크게 달라지는 길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의 분위기는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다. 목적지보다 이동 과정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릴 만큼, 차창 밖으로 이어지는 풍경이 겨울 여행의 즐거움을 온전히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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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발재 설경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장만수 |
보발재는 단양 가곡면 보발리와 영춘면 백자리를 잇는 고갯길로 소백산 자락길 6코스 중 하나다. 해발 약 540m의 지점에 놓여 있어 초반부터 산의 기운을 바로 느끼게 된다. 길 자체가 완만한 리듬을 타며 이어지는데, 봄에는 야생화가 길가를 채우고 가을에는 단풍이 터널처럼 펼쳐진다. 그러나 계절이 겨울로 바뀌면 이 고개는 완전히 다른 얼굴로 변한다.
하얀 눈이 사뿐히 내려앉은 커브길을 따라 차를 몰다 보면, 굽이진 능선과 짙은 숲이 한 장면처럼 이어진다. 차 안으로 들어오는 히터의 온기와 창밖의 차가운 산세가 대비를 이루며 특유의 겨울 정취를 만든다.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 놓치는 풍경이 많아 서두르기보다 천천히 흐르는 리듬에 맞춰 운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도로선, 그리고 그 위를 살짝 감싼 눈의 질감이 어우러져 한 번에 여러 장면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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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발재 설경 | 사진 = 단양군 |
보발재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꼬불꼬불 이어지는 구간이 압도적이다. 길 하나하나가 자연의 흐름을 그대로 따르며, 커브를 돌 때마다 새로운 시야가 열린다. 겨울철에는 잔설이나 결빙이 남은 곳이 있을 수 있어 서행이 필수지만, 속도를 줄이는 만큼 풍경은 더 풍부하게 다가온다. 차 안에 앉아 있기만 해도 긴 드라이브에 지친 몸이 편안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산등성이를 따라 오르다 도착하는 보발재 전망대는 드라이브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해발 540m 지점에 세워진 이 전망대는 2층 구조로 여유로운 공간을 갖추고 있어 어느 방향에서든 조망이 가능하다. 눈이 내린 뒤라면 산 위로 뻗어 내려오는 능선과 고갯길의 선이 깔끔하게 드러나 사진으로 담기에도 좋다. 소백산 자락의 깊은 골짜기와 능선이 경계 없이 이어져, 겨울 하늘 아래에서는 더욱 선명하게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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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발재 전망대 | 사진 = 단양군 |
보발재는 눈에 띄는 시설이나 화려한 조형물 없이 자연이 가진 흐름 그대로를 보여주는 곳이다. 그래서 방문 후에도 계절이 바뀌면 다시 떠오르고, 시간이 지나도 기억 속에서 쉽게 흐려지지 않는다. 단양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또는 짧은 드라이브만으로도 깊은 풍경을 만나고 싶을 때 이 고갯길은 훌륭한 선택이 된다. 겨울의 고요함 속에서 천천히 이어지는 산세를 바라보면 자연스러운 휴식이 찾아온다.
[방문 정보]
- 위치: 충북 단양군 가곡면 보발리 산14-2, 보발재 전망대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주차: 전망대 주변에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