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연천 국화축제]
경기도 연천군 전곡읍, 유서 깊은 전곡리 유적지에 가을마다 꽃바다가 펼쳐진다. ‘연천 국화축제’는 매년 10월이면 천만 송이 국화가 정원을 뒤덮으며 방문객들에게 향기로운 계절의 선물을 안겨준다. 2009년 ‘요상한 호박세상’으로 시작된 이 축제는 지역의 변화와 함께 성장해, 2024년부터는 ‘연천 국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름이 바뀐 이후에도 그 본질은 같다.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속에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을 정원,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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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연천군농업기술센터) (이하 동일) |
축제의 주 무대는 전곡리 유적지 일대다. 구석기 시대 유적이 남아 있는 역사적 공간에 수만 송이의 국화가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국화꽃은 노랑, 흰색, 분홍빛으로 층을 이루며 피어나고, 높이 솟은 조형물과 함께 정원을 수놓는다. 햇살이 따사로운 낮에는 부드럽게 반짝이고, 해 질 무렵엔 금빛 빛살에 물들어 한층 더 깊은 색감을 보여준다. 그 풍경은 마치 살아 있는 회화처럼 아름답다.
국화정원 안쪽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국화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구절초와 함께 배치된 복합정원, 국화로 만든 동물 모형, 가을을 상징하는 캐릭터 조형물이 곳곳에 자리한다. 작품마다 세심한 손길이 느껴져, 보는 것만으로도 장인의 정성과 계절의 감성이 전해진다. 이 때문에 인기 촬영지로 손꼽히며, SNS를 통해 매년 수많은 사진이 공유된다.
축제는 지역의 특색과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터로도 이어진다. 연천의 대표 특산물인 율무를 비롯해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 장터가 마련되어, 신선한 먹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직접 체험 부스에서는 율무차 만들기, 국화 화분 심기, 전통 과자 만들기 등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아이들에게는 자연 속에서 배우는 체험 학습의 장이, 어른들에게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여유의 시간이 되어준다.
특히 올해 축제는 ‘연천 율무축제’와 함께 열린다. 두 행사가 나란히 진행되며, 국화의 향기와 곡식의 풍요가 어우러진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유적지를 따라 걷다 보면 국화향이 은은하게 감돌고, 곳곳에서 지역 주민들이 운영하는 푸드트럭과 체험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국화밭 사이에 놓인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휴식이며,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다.
입장료는 전면 무료다. 부담 없이 들러 가을을 만끽할 수 있어 방문객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축제 기간은 오는 10월 17일부터 26일까지로 한정된 열흘 동안만 진행된다. 이 시기 연천은 낮에는 국화의 향기로, 밤에는 은은한 조명으로 물들며 하루 종일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주최는 연천군과 연천군농업기술센터로, 지역 농민과 예술인이 함께 준비한 만큼 지역 공동체의 따뜻한 온기도 느껴진다. 방문객들은 가을꽃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농업과 문화를 체험하며 더욱 깊은 의미의 여행을 경험하게 된다.
전곡리 유적지의 넓은 초원 위에 끝없이 펼쳐진 국화 정원은 가을의 절정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 땅을 덮은 향기, 그리고 그 사이를 걷는 사람들의 미소가 한 폭의 풍경화처럼 어우러진다. 입장료 한 푼 없이 이런 장면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연천의 가을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