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선운사]
전북 고창군 아산면에 자리한 선운사는 가을이면 ‘꽃무릇 사찰’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장관을 펼쳐 보인다. 9월이 되면 선운산 생태숲에서부터 사찰 경내까지 붉은 꽃무릇이 피어나, 산 전체가 거대한 붉은 물결로 물든다. 마치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풍경은 한 번 본 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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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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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
사찰로 향하는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고 숲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다.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발밑이 붉게 채워지고, 수목 사이로 이어지는 꽃무릇 군락이 눈앞에 펼쳐진다. 잔잔한 숲의 기운과 선운사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가을의 절정을 느끼게 한다.
경내에 들어서면 대웅전을 비롯한 주요 전각들이 꽃무릇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지장보궁 뒤편으로 이어지는 붉은 군락지는 특히 장엄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불교적 정취와 계절의 아름다움이 만나는 순간을 선사한다.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특별한 장면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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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선운사는 역사적 가치 또한 크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 도솔산 자락에 자리 잡아 ‘선운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조선 후기에는 80여 개가 넘는 암자와 100개가 훌쩍 넘는 요사가 산 곳곳에 흩어져 있을 정도로 번창했으며, 김제 금산사와 함께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대가람으로 꼽혔다. 현재도 수많은 불교문화재가 전해져 신앙의 장이자 관광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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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
여행객들을 위한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차량 이동이 편리하며, 입장료가 없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산책로도 잘 관리되어 있어 가족 나들이나 단체 여행지로 적합하다.
특히 꽃무릇이 한창인 시기에 찾는다면 사찰뿐 아니라 인근 생태숲까지 연결되는 길을 걷는 것이 좋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붉은 융단이 깔린 듯한 풍경이 이어져 걷는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자연이 만든 붉은 빛의 향연과 사찰의 고즈넉함이 어우러진 순간은 선운사를 찾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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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
가을 고창을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선운사에서만 볼 수 있는 꽃무릇 군락의 장관을 꼭 경험해 보길 권한다. 짧은 개화 시기이지만 그 순간의 강렬함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특별한 가을의 추억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