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의 해안에는 특별한 산책로가 있다. 바로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이다.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약 1.7km 이어지는 이 길은 바닷가 절벽을 따라 조성되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독특한 지질 경관과 바다 풍광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데크로드와 쉼터, 벤치, 전망대가 잘 마련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걷기 좋은 코스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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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
이 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주상절리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식으면서 갈라져 생긴 다각형 돌기둥으로, 지구 곳곳에서 발견되지만 양남의 주상절리군은 규모와 형태가 다양하다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직립형 기둥은 물론, 누운 듯 이어진 형태, 기울어진 절벽, 부채처럼 펼쳐진 독특한 모습까지 여러 유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부채꼴 주상절리는 이곳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꼽힌다. 돌기둥이 마치 손으로 펼친 부채처럼 둥글게 퍼져 있는 장면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희귀한 지질 현상이다. 파도가 절벽에 부딪히며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의 장대한 힘과 세밀한 조화가 동시에 느껴진다. 이러한 가치 덕분에 양남 주상절리군은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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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꼴 주상절리 | 사진 = 경주문화관광 |
길 자체는 길지 않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1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왕복이 가능해 부모님과 함께하는 가벼운 산책 코스로도 적합하다. 중간중간 전망 포인트가 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갈 수도 있고, 파도 소리가 들려오는 구간에서는 이름처럼 자연의 음악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주변 도시에서의 접근성도 좋아 주말 나들이지로 인기가 높다. 부산과 울산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자주 선택된다. 무엇보다 입장료가 없고, 읍천항 공용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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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니라, 수십만 년에 걸친 화산 활동과 자연의 조형미가 빚어낸 절경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가을이면 선선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기 좋고, 겨울철에는 파도가 크게 치며 또 다른 장관을 선사한다. 사계절 언제 찾아도 색다른 매력이 기다리고 있어 재방문객이 많다.
경주의 역사 유적과 함께 둘러보면 여행 일정이 더욱 알차다. 첨성대, 불국사 같은 문화재와 더불어 이곳에서 자연의 웅장한 예술품을 감상한다면, 경주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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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