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이면 닿는 해안 비경”… 경주 전촌용굴 산책 코스

[전촌용굴]

경상북도 경주시 감포읍 전촌항 인근에는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이 깎아 만든 해식동굴, 전촌용굴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사룡굴과 단용굴 두 개의 동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용과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사룡굴은 네 마리의 용이 동서남북을 지키며 살았다고 전해지고, 단용굴은 감포 마을을 수호하던 한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이름만으로도 신비로운 이 두 동굴은 예부터 주민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장소였다.

경주 전촌용굴
사진 = 경주문화관광


사룡굴과 단용굴의 입구는 바닷물과 맞닿아 있어, 마치 용이 바다로 드나들었을 법한 형상을 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감포깍지길 1·8구간과 동해안 트레킹 코스인 해파랑길 11구간에 포함돼 있어, 걷기 여행을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경관 포인트다. 과거 군사 작전 구역으로 묶여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해파랑길이 조성되면서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목재 데크길이 개설돼 현재는 누구나 사룡굴까지 편하게 걸어갈 수 있다.

전촌용굴로 가는 입구
전촌용굴로 가는 입구 | 사진 = 경주문화관광


특히 사룡굴은 겨울철, 그중에서도 12월에서 1월 중순 사이에 찾으면 특별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해가 떠오르는 시간에 맞춰 도착하면, 동굴의 아치형 입구 사이로 붉은 태양이 수면 위로 솟아오르는 순간을 볼 수 있다. 이 장면은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경주 동해안 최고의 일출 포인트’로 불리며, 매년 많은 사람들이 이 풍경을 담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자리를 잡는다.

전촌용굴 사이로 보이는 일출
전촌용굴 사이로 보이는 일출 | 사진 = 경주문화관광


단용굴은 사룡굴과 비교하면 덜 알려져 있어 한층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북쪽 해안가의 바위를 타고 넘어가야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때와 날씨를 확인한 뒤 방문해야 한다. 인파가 적어 오롯이 바다 소리를 들으며 머물기 좋고, 파도에 부서지는 물방울과 바위의 거친 질감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또 다른 매력을 전한다.

전촌항을 시작점으로 삼아 공용주차장에서 감포깍지길 해안 데크길을 따라 약 10분 정도 걸으면 사룡굴에 이르게 된다. 데크길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으며, 길가에는 벤치와 전망 포인트가 있어 바다를 감상하며 쉬어갈 수 있다. 동굴 주변은 철저히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파도 소리와 함께 바닷바람이 전해주는 시원함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전촌용굴 데크 산책로
데크 산책로 | 사진 = 경주문화관광


전촌용굴은 입장료와 관람 시간 제한이 없으며, 주차도 무료다. 주변에는 감포항과 용두암, 문무대왕릉 등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명소들이 많아 하루 코스로도 충분히 알찬 여행이 가능하다. 특히 해파랑길을 따라 이동하면 바다 풍경과 어우러진 소규모 어촌 마을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경주 전촌용굴
사진 = 경주문화관광


바다와 전설, 그리고 계절마다 다른 빛을 품은 경주 전촌용굴은 짧은 산책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해안 여행지다. 동굴 속에서 바라보는 일출, 그리고 용의 이야기가 깃든 파도소리와 함께라면, 이곳에서의 시간은 더욱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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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27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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