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열리니까 더 특별해요"… 동해 최초의 야간 개장 탐방로

[동해 절경,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동면에 자리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해안 지형을 따라 조성된 탐방로다. 이름 속 ‘정동’은 옛 한양에서 정확히 동쪽을 의미하고, ‘심곡’은 깊은 골짜기에 있는 마을에서 비롯된 지명이다. 전체 모양이 부채를 활짝 펼친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 ‘바다부채길’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200만 년 이상 이어진 지각 변동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지형이다. 이러한 지질학적 가치 덕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탐방로는 정동항에서 심곡항까지 약 2.85km 구간으로 이어지며, 과거에는 군 경계 근무로만 사용되던 길이었다. 오랫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되다가 2016년 개방되면서 지금은 강릉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길을 걷다 보면 왼편으로는 짙푸른 동해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오른편으로는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형성된 기암괴석과 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좁고 굽이진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은 걸을 때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해 지루할 틈이 없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코스를 따라가면 다양한 볼거리가 이어진다. 작은 자갈이 끝없이 깔린 몽돌해변은 발아래에서 파도와 부딪히며 독특한 소리를 낸다. 거북바위, 투구바위, 부채바위, 작은 부채바위 같은 기암괴석들은 각기 다른 이름만큼이나 흥미로운 형태를 지니고 있어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한 길 중간중간 마련된 전망대에서는 드넓은 바다와 단구 지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자연이 오랜 세월 동안 빚어낸 작품 같은 풍경이 이어져, 탐방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야외 전시관 같다.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 스튜디오


시간대에 따라 바다부채길의 매력은 달라진다. 아침에는 부드러운 햇살이 절벽을 밝히며 싱그러운 분위기를 전하고, 한낮에는 푸른 바다와 하얀 포말이 어우러져 청량감을 준다. 저녁에는 석양이 절벽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낭만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특히 최근에는 야간 개장이 도입되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정동매표소에서 몽돌해변까지 약 1km 구간이 오후 8시 30분까지 개방된다. 조명이 켜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파도 소리와 은은한 불빛이 어우러져 낮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10월 말까지는 주말 조기 개장도 이어져 아침과 저녁, 밤 모두의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효서


탐방로 곳곳에는 쉼터와 벤치가 마련돼 있어 걷다가 잠시 앉아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연인들은 노을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아이들과 함께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긴다. 사진 작가들에겐 기암괴석과 일출, 일몰이 어우러진 장면이 최고의 촬영 소재가 된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갖춘 덕분에 개방 이후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편의시설 또한 잘 마련돼 있다. 주차장은 버스 60대, 승용차 20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어 단체 관광에도 적합하다. 입장료는 성인 5천 원, 청소년·군인 4천 원, 어린이와 노인 3천 원이며, 30인 이상 단체에는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다만 기상 상황에 따라 입장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특히 풍랑주의보가 발령될 경우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운영 시간은 4월부터 10월까지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이며, 주말에는 오전 8시부터 문을 연다. 매표 마감은 1시간 전이다. 동절기에는 운영 시간이 조정될 수 있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이정표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지질학적 가치를 간직한 살아 있는 교과서다. 바다와 하늘, 그리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장대한 풍경 속을 걸으며, 왜 이 길이 강릉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지 누구나 공감하게 된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새로운 경험이 함께하는 탐방로에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내볼 수 있을 것이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07.27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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