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와 삶이 어우러진 골목, 논골담길]
느리게 걷고 싶은 날, 그림과 글이 말을 걸어오는 골목이 있다. 해안 도시의 오래된 주택가를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작은 담장 위에 마을 사람들의 기억을 차곡차곡 올려놓은 장소다. 시간을 따라 걷는 듯한 풍경이 골목마다 펼쳐지며,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이곳은 한때 항구의 활기로 가득했던 마을의 언덕길이다. 그 길에 이야기를 더한 건 2010년부터 지역 문화기관이 진행한 문화 프로젝트였다. 마을 어르신들이 직접 들려준 삶의 기억을 바탕으로, 예술가들이 붓을 들고 골목마다 그림을 남기며 지금의 모습을 완성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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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
담벼락을 따라 이어지는 벽화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시장에서의 하루, 고깃배를 타던 시절, 골목 어귀의 장독대 풍경까지 모두 실제로 이곳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다. 담장 너머 바다가 보이고, 낮은 계단을 오를수록 오래된 집들이 드러나며 걷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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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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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원지사 |
길을 오르다 보면 작은 카페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감성 공간들이 골목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그 안에서는 느린 음악이 흐르고, 마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테라스 자리가 눈길을 끈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있으면, 이곳의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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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 포인트에 도착한다. 등대 방향으로 난 길 끝에 서면 바다와 골목, 마을의 지붕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펼쳐져 사진 한 장으로 담고 싶은 장면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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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유상진 |
다만 이 골목길은 경사가 심한 편이어서 이동 시 유의가 필요하다. 골목이 좁고 계단이 많은 구조라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에는 다소 불편함이 따른다. 이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마을 아래쪽 입구에서 골목 전경만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량은 마을 외곽에 마련된 주차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일부 구역에는 지정 주차구역과 함께 이동 약자를 위한 공간도 확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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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그림이 말을 걸고, 담장이 기억을 안고 있는 이 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여기에는 삶의 흔적이 있고, 오래된 것들이 전하는 위로가 있다. 고요하고 천천히, 지금 이곳을 걷고 있는 자신의 마음까지도 함께 돌아보게 되는 시간. 그 길의 끝에서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한번 걸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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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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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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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7.01 Up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