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다가 멍해졌어요”... 소나무숲 너머로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뷰

[고요한 풍경이 인상적인 해안 정자, 월송정]

이곳은 바다와 숲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으로 오래전부터 이름을 알린 곳이다. 처음 찾는 이들 중에는 큰 기대 없이 들렀다가 생각보다 인상 깊은 풍경에 발걸음을 늦추게 되는 경우가 많다. 소나무숲과 정자, 그리고 그 너머로 이어지는 동해 바다가 한 장면에 담기며, 울진 해안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보여준다.

월송정
사진 = 웰촌


월송정은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명승지다. 대관령 동쪽, 지금의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 일대에 흩어져 있는 여덟 곳의 절경을 관동팔경이라 부르는데, 이 가운데 월송정은 예부터 풍경이 뛰어나기로 손꼽혀 왔다. 수많은 선비들이 이곳을 찾아 시를 짓고 풍경을 노래했던 이유를 현장에 서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월송정이라는 이름에도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신라 시대 영랑, 술랑, 남속, 안양 네 명의 화랑이 달 밝은 밤 이곳 소나무숲에 머물며 풍류를 즐겼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기록에는 월국에서 가져온 소나무를 심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이런 전설처럼 정자 주변에는 해송이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이름과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월송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정자에 오르기 전부터 공간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소나무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폭신한 흙길이 발밑에 느껴지고, 인위적으로 꾸며진 요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걸음을 옮길수록 바람에 스치는 솔잎 소리와 흙길의 감촉이 자연스럽게 호흡을 느리게 만든다. 이 길은 목적지로 향하는 통로라기보다, 산책 그 자체가 중심이 되는 공간처럼 다가온다.

월송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다님 9기 이관우)


월송정 2층 누각에 오르면 시야가 한꺼번에 열린다. 양옆으로는 소나무숲이 길을 내주듯 늘어서 있고, 정면으로는 동해 바다가 파도 소리를 내며 펼쳐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넓게 이어진 모래 지형이다. 일반적인 해수욕장과는 다른, 해안사구에 가까운 모습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보기 드문 풍경을 만든다. 바다와 숲, 모래가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월송정만의 장면을 완성한다.

월송정
사진 = 웰촌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답답함이 사라진다. 울창한 소나무숲의 짙은 녹색과 동해의 푸른빛, 그리고 밝은 모래가 대비를 이루며 오래 바라보게 만든다. 화려한 시설이나 체험 요소가 없어도 충분히 머물고 싶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잠시 앉아 바다를 바라보거나, 정자 주변을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월송정
사진 = 웰촌


월송정은 빠르게 소비되는 관광지라기보다, 풍경을 천천히 음미하는 장소에 가깝다. 소나무숲을 지나 정자에 오르고, 다시 바다를 바라보는 단순한 동선 속에서 울진 해안이 가진 본래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생각보다 괜찮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는 이곳이 과장 없이도 풍경 자체로 충분한 인상을 남기기 때문이다.


[방문 정보]

- 주소: 경상북도 울진군 평해읍 월송정로 517

- 운영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주차: 가능(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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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04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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