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10km 해안도로” 절벽과 바다가 만나는 동해 드라이브 명소

[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동해의 절경, ‘헌화로 해안도로’]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헌화로는 바다와 가장 가까이 달릴 수 있는 도로로 알려져 있다. 차를 타고 이 길에 오르면 창밖으로 끝없는 수평선이 펼쳐지고, 파도가 바로 옆 난간까지 밀려드는 장면을 만난다. 깊고 투명한 옥빛의 동해는 시간대에 따라 색을 달리하며, 햇살이 부서질 때마다 유리처럼 반짝인다. 바람이 차 안으로 스며들면 바다 냄새와 파도 소리가 어우러져 어느새 마음이 고요해진다.

헌화로 해안도로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이 도로는 금진해변에서 시작해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에 이르는 약 10km 구간이다. 도로 폭이 크지 않지만, 그만큼 바다와의 거리가 가까워 더욱 생생한 해안 풍경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으로 향하는 구간이 가장 인기가 높다. 길이 굽이질 때마다 새로운 바다의 얼굴이 나타나고, 절벽과 파도가 맞닿은 장면이 연이어 펼쳐진다. 차를 세우지 않아도 창밖 풍경만으로 충분히 감탄을 자아내지만, 중간중간 마련된 전망대와 쉼터에서는 차를 멈추고 여유롭게 감상할 수도 있다.

‘헌화로’라는 이름은 신라 시대 설화에서 비롯됐다.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헌화가’의 이야기에 따르면, 순정공 부부가 강릉으로 향하던 중 절벽에 핀 철쭉을 보고 수로부인이 그 꽃을 원하자 한 노인이 그것을 꺾어 바쳤다고 한다. 그 장면이 바로 이 일대의 바위 절벽에서 전해지며, 지금도 헌화로를 달리다 보면 그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전설 속 철쭉이 피던 절벽은 여전히 바다를 향해 서 있고, 길의 이름처럼 자연과 인간의 마음이 맞닿은 풍경을 보여준다.

헌화로 해안도로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출발점인 금진해변은 길이 약 900m의 백사장이 펼쳐진 조용한 해변이다. 동해고속도로 옥계 IC에서 차량으로 5분이면 닿을 만큼 접근성이 좋으며, 주차장과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드라이브 도중 잠시 쉬어가기 좋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여행의 피로가 씻겨 나가는 듯하다. 이곳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사진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로, 맑은 날에는 하늘과 바다가 경계 없이 이어지는 장면을 담을 수 있다.

헌화로 해안도로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심곡항은 소박한 어촌 마을로, 갓 잡은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모여 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간단히 식사를 즐기거나 잠시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항구 주변으로는 작은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잔잔한 물결 위로 갈매기들이 머무는 풍경이 평화롭다. 이곳을 지나면 내륙 쪽으로 잠시 도로가 이어지는데, 굽은 길을 돌아 정동진항에 다다를 즈음 다시 시야가 탁 트이며 동해가 눈앞에 펼쳐진다.

정동진항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알려져 있다. 철길 바로 옆으로 파도가 밀려들고, 일출 명소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새벽에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이 구간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차를 멈추고 역 주변을 걸으면, 파도 소리와 기차의 리듬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정동진항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IR스튜디오


헌화로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봄에는 절벽에 철쭉이 피어나 붉은빛이 바다와 어우러지고, 여름에는 짙푸른 수면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다. 가을에는 맑은 하늘 아래 청명한 풍경이 이어지며, 겨울에는 잔잔한 물결과 고요한 도로가 어우러져 다른 계절과는 또 다른 매력을 전한다.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달리는 10km의 시간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감동은 오래 남는다. 난간 너머로 끝없이 이어지는 수평선, 손에 닿을 듯 가까운 파도, 그리고 창문을 스치는 바람이 만들어내는 이 조화로운 순간이 바로 헌화로의 진짜 매력이다.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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