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스케일은 드물어요”… 설경 속에서 더 실감 나는 목탑 사찰

[들판 한가운데 우뚝 선 거대한 목탑 사찰, 보탑사]

충북 진천군, 연곡리 들판을 가로지르는 길을 지나면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들어오는 구조물이 있다. 낮은 지형 위로 곧게 솟아 있는 목탑 때문이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첫 시선부터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게 된다.

진천 보탑사
사진 = 진천군(최홍대)


계절에 상관없이 존재감이 분명한 풍경이지만, 눈이 쌓인 날에는 체감이 확연히 달라진다. 들판을 덮은 흰 설경 위로 목탑의 윤곽이 또렷하게 드러나면서 공간 전체가 정리된 인상을 준다. 장식이 많지 않은 구조 덕분에 형태와 비례가 더욱 선명해진다.

보탑사가 자리한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대규모 사찰이 있었던 연곡리 사지다. 오랜 시간 폐사지로 남아 있던 터 위에,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사찰이 다시 들어서며 현재의 보탑사가 조성되었다.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사라졌던 목탑 건축 전통을 다시 세우는 데 초점을 둔 공간이다.

진천 보탑사
사진 = 진천군(최홍대)


경내에 들어서기 전부터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목탑이다. 천왕문을 지나면 범종각과 법고각이 나란히 자리하고, 그 뒤편 중심에 높이 42.73m에 이르는 삼층 목탑이 위용을 드러낸다. 상륜부를 제외한 높이만 이 정도에 달하며, 이를 떠받치는 기둥 수는 29개에 이른다.

이 목탑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를 맞물려 짜 올리는 전통 방식으로 지어졌다. 구조적 안정감과 동시에 삼국시대 목탑 건축의 특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형뿐 아니라 내부 구성 역시 뚜렷한 상징성을 지닌다.

진천 보탑사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1층에는 사방불이 모셔져 있고, 2층에는 경전 공간이, 3층에는 미륵 삼존불이 자리하고 있다. 위로 오를수록 공간의 성격이 달라지며, 한 층씩 이동할 때마다 목탑이라는 구조물이 지닌 종교적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신라 이후 사라졌던 목탑 양식을 오늘날 다시 만난다는 점에서 이곳은 시간의 간극을 잇는 장소로 다가온다.

진천 보탑사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겨울이 되면 목탑의 직선과 비례는 더욱 분명해진다. 눈이 쌓인 날에는 목재의 색감과 설경이 대비를 이루며 차분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만든다. 화려한 장식보다 구조와 규모가 먼저 기억에 남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절 입구에서 주차 공간까지는 도보로 약 3분 정도 거리다. 동선이 짧아 부담 없이 들르기 좋고, 넓게 트인 주변 환경 덕분에 목탑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보는 모습과 가까이에서 올려다보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진천 보탑사
사진 = 진천군(최홍대)


보탑사는 화려함보다는 스케일과 구조로 인상을 남기는 사찰이다. 특히 눈이 내린 날이라면 그 체감은 더욱 분명해진다. 겨울 풍경 속에서 묵직하게 서 있는 목탑의 모습은 진천 여행에서 쉽게 잊히지 않는 장면으로 남는다.


[방문 정보]

- 주소: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김유신길 641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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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04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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