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화양구곡 트레킹]
충청북도 괴산군 청천면에 자리한 화양구곡은 속리산 국립공원 자락에 펼쳐진 명승지다. ‘구곡’이라는 이름처럼 계곡을 따라 아홉 곳의 절경이 이어져 있으며, 조선시대 대학자 우암 송시열이 중국 무이구곡을 본떠 이름 붙였다고 전해진다.
맑은 화양천이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고, 양옆으로는 기암괴석과 숲이 빼곡히 자리해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자연의 웅장함과 역사적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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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곡 운영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트레킹 코스는 제1곡 경천벽에서 시작해 제9곡 파천까지 이어진다. 전체 길이는 약 4~5km, 왕복 소요 시간은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다. 대부분 완만한 숲길과 계곡길로 이루어져 있어 초보자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폭포, 소(沼), 독특한 형태의 암석들이 차례로 나타나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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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곡 읍궁암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첫 구간인 경천벽은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절벽이 장관을 이루며, 두 번째 운영담은 맑은 물이 고여 깊은 소를 만들었다. 세 번째 읍궁암은 송시열이 효종 임금의 승하 이후 매일 새벽 기도를 올렸다는 사연이 전해지는 곳이다. 네 번째 금사담은 바닥의 모래가 햇빛에 반짝여 금가루처럼 보인다 하여 붙은 이름이며, 송시열의 암서재가 남아 있어 역사적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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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곡 금사담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그 뒤로 첨성대, 능운대, 와룡암, 학소대, 파천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곡마다 전설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걷는 재미가 더해진다. 단순한 자연 탐방이 아니라, 옛 유학자들의 정신과 발자취를 따라가는 인문학적 산책길이기도 하다.
특히 화양서원과 금사담 일대는 송시열의 유적이 남아 있어, 조선 시대 학문과 사상의 흔적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계곡과 숲, 바위와 문화유산이 함께 어우러져 이 길은 자연 명소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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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구곡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주차는 화양구곡 입구에 위치한 화양동계곡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장에서 출발하면 제2곡부터 탐방이 시작되며, 제1곡 경천벽은 주차장에 도착하기 전 도로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차 요금은 경차 2,000원, 중소형차 5,000원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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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구곡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괴산 화양구곡은 사계절 언제 찾아도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이 가장 걷기 좋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의 웅장함과 역사적 깊이가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속리산과 가까워 연계 여행으로도 좋은 이곳은 한국 100대 명산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트레킹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