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동 마을이 선사하는 가을 풍경]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에 자리한 영천동 마을은 매년 10월이면 특별한 옷을 갈아입는다. 평범한 농경지가 수만 송이 해바라기로 가득 채워지며, 마을 전체가 노란 바다로 변하는 것이다. 그 광경 속에서 열리는 영천동 해바라기 축제는 지역 주민과 여행객이 함께 어울리며 제주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자리다.
![]() |
사진 = 한국관광공사(주식회사 진심커뮤니케이션) (이하 동일) |
들판 가득 심어진 해바라기 꽃밭은 축제의 핵심 무대다. 높게 뻗은 줄기 위로 활짝 핀 꽃들은 가을 햇살을 머금어 더욱 선명한 노란빛을 띠고, 꽃길을 따라 걷는 방문객의 얼굴에도 자연스러운 미소를 띠게 한다.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추억을 남길 수 있고, 아이와 함께 찾은 가족은 물론 젊은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촬영 명소로 손꼽힌다.
낮에는 맑고 따뜻한 햇살 아래 꽃밭을 감상할 수 있고, 해가 저무는 저녁에는 또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붉게 물든 노을빛이 해바라기 위에 내려앉으며 꽃밭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이어지는 공연과 야간 조명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낮과 밤의 매력이 확연히 달라 두 번의 감동을 선사하는 셈이다.
축제의 프로그램 또한 다양하다. 개막식과 함께 펼쳐지는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해바라기를 주제로 한 레크리에이션이 이어지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컬러런’은 축제의 흥을 끌어올린다. 또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두 차례의 해바라기 콘서트가 준비되어 있으며, 마지막 밤을 장식하는 불꽃쇼는 가을 하늘과 들판을 동시에 밝히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볼거리뿐 아니라 먹거리도 풍성하다. 축제장 한편에는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장터와 다양한 먹거리 부스가 운영된다. 제주의 신선한 농산물과 향토 음식이 마련되어 있어 눈과 귀뿐만 아니라 입으로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간인 만큼 따뜻한 환대와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올해 영천동 해바라기 축제는 2025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며, 축제장 입장은 무료다. 서귀포시 토평동 2981 일대에 위치한 축제장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성도 편리하다. 주민센터와 축제위원회가 함께 주최하는 만큼, 마을 공동체가 직접 준비한 진정성 있는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짧은 일정이지만 그 안에는 꽃밭 산책, 공연, 체험, 장터가 알차게 담겨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노란 해바라기 물결을 거닐며 보내는 하루는 제주의 가을을 가장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여행객은 자연스러운 환대를 받으며 따뜻한 기억을 남기고, 주민들은 손수 준비한 축제를 통해 공동체의 힘을 나눈다. 영천동 해바라기 축제는 꽃 구경을 넘어 제주의 계절과 삶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가을 대표 행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