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명옥헌 원림]
전남 담양의 명옥헌 원림은 조선 중기의 별서정원으로, 자연과 건축, 그리고 시간이 어우러진 고요한 정취를 간직한 곳이다. 담양 고서면 후산길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숲길 끝자락에 숨듯 자리한 이 정원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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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영 |
이곳은 조선 후기의 선비 오이정이 부친 오희도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정원으로, 연못과 정자,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여름이면 정자 앞 연못가를 따라 심어진 배롱나무가 분홍빛으로 만개해, 이름 그대로 ‘백일홍’의 절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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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오경택 |
명옥헌 원림이라는 이름은 연못 뒤로 흐르는 계곡 물소리가 옥구슬 부딪히는 듯하다 하여 붙여진 것. 이곳의 연못은 석축 없이 자연의 지형을 살려 조성되었고, 위와 아래로 두 개의 연못이 이어지며 정원 특유의 균형미를 완성한다. 햇살이 비치는 날이면 연못 위로 꽃잎이 흩날리고, 바람 따라 물결이 번지며 정자와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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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오경택 |
7월부터 9월 초까지 세 달 가까이 피어 있는 배롱나무는 이 정원의 상징과도 같다. 가지마다 붉은빛을 머금은 꽃들이 모여 장관을 이루며, 고요한 풍경 속 화사한 포인트가 된다. 그 아래 앉아 있으면 한여름의 무더위도 잠시 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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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권혁일 |
정원 내부에는 인조가 말을 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오래된 은행나무와, 우암 송시열이 새긴 각자 바위도 있어 역사적인 의미도 함께 간직하고 있다. 명옥헌 원림은 조용히 걷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공간이며, 인근의 소쇄원, 관방제림과도 가까워 함께 들르기 좋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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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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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영 |
주차장도 여유롭게 마련되어 있으며,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점도 이곳의 장점이다. 단, 목줄 착용과 배변 처리 등 기본 예절은 꼭 지켜야 한다.
명옥헌 원림은 붉게 물든 백일홍과 고풍스러운 정자의 조화 속에서 담양의 정원 문화를 가장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여름 여행지다. 사람보다 자연이 먼저 말을 거는 이곳에서, 한 계절을 고요히 기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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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