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마음을 흔들어요”… 절벽 끝 석굴에서 만나는 천년 사찰

[미타암]

경상남도 양산 천성산 자락, 조용한 산길 끝에서 만나는 미타암은 오랜 시간을 품은 석굴 사찰이다. 통도사의 산내 암자 중 하나로,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89개 암자 가운데 한 곳이라 전해진다. 자연 석굴에 불상을 모시고 법당을 구성한 형태는 국내에서도 드물어,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미타암
사진 = 한국관광공사


입구에서부터 천천히 이어지는 산길은 그리 길지 않아 누구나 편히 오를 수 있다. 바위 절벽 아래 조성된 이 사찰은 인공 구조물보다는 자연을 따르며 자리하고 있으며, 가장 안쪽엔 아미타여래 입상을 모신 미타굴이 조용히 숨어 있다. 동굴 안 불상 앞에 서면 고요한 어둠과 차가운 공기가 먼저 말을 건네는 듯하다. 햇살 한 줄기조차 삼켜버리는 동굴의 침묵 속에서 불상과 마주하는 경험은 일상의 번잡함을 잊게 만든다.

미타암
사진 = 한국관광공사

미타암 석조 아미타여래 입상
석조 아미타여래 입상 | 사진 = 한국관광공사(양산시청)


경내에는 대웅전, 산신각, 요사채 등이 아담하게 배치되어 있고, 과거 선사상 부흥을 이끈 경허 스님의 제자인 혜명 스님이 머물렀던 흔적도 비석으로 남아 있다. 절의 규모는 작지만, 단정한 배치와 고즈넉한 분위기가 수행처로서의 본질을 그대로 담고 있다.

미타암
사진 = 한국관광공사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천성산 자연휴양림과도 가까워 가벼운 산책과 함께 연계 방문하기 좋다.

사찰 전체에 번잡함이 없고, 도시에서 그리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석굴, 고승의 흔적, 자연과 이어진 구조까지. 여름날, 마음을 가라앉히며 걷고 싶은 길을 찾고 있다면 이곳 미타암이 적당하다.

미타암
사진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07.01 Update

댓글 쓰기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