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 위 불상이 맞이하는 산길, 부산 석불사]
부산 금정산과 백양산 사이, 능선 중턱에 조용히 자리한 작은 사찰이 있다. ‘석불사’라는 이름처럼, 바위산을 병풍처럼 두른 이 절은 번화한 도시 속에서 잠시 벗어나기 좋은 산사다.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붐비지 않아, 걷기 좋은 계절에 찾기 좋은 트레킹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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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Nina Staer Nathan |
석불사는 외형만 보면 소박한 암자처럼 보이지만, 그 안으로 들어설수록 특별한 장면들이 펼쳐진다. 입구에 들어서면 대웅전 앞에 서 있는 금강역사상이 눈길을 끈다. 악귀를 밟고 선 독특한 자세는 마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연상시켜 방문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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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산 북구청 공식 블로그 |
하지만 진짜 감탄은 그 위쪽에서 시작된다. 대웅전과 칠성각 사이의 계단을 따라 오르면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29위의 석불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위 위에 직접 새겨진 불상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며, 자연과 조각, 신앙이 어우러진 압도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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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산 북구청 공식 블로그 |
가운데에는 관세음보살과 미륵존불, 양쪽으로는 석가모니불과 16나한, 그리고 사천왕상이 좌우를 지키고 있다. 국내 사찰 중에서도 보기 드문 마애불군 조성으로, 이곳 석불사는 국내 유일의 ‘마애불군 사찰’로 평가받는다. 자연 벽면을 그대로 활용한 불상은 다른 어떤 불교 미술보다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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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부산 북구청 공식 블로그 |
절의 규모는 소박하지만, 그 안에 펼쳐진 조각의 깊이와 분위기는 많은 이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다. 바위를 병풍 삼아 조성된 구조 덕분에 절 전체가 하나의 전각처럼 느껴지며, 오르는 동안 천천히 고요한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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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부산관광공사 |
입장료는 없으며, 절은 상시 개방되어 있다. 차량은 인근 도로변에 주차가 가능하지만, 혼잡한 시간대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석불 구간은 경사가 있는 돌계단이 많아 미끄럼 방지를 위해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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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부산관광공사 |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그 풍경은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자연이 조각한 암벽 속 부처님을 마주하고 싶다면, 석불사는 한 번쯤 걸음을 옮겨볼 만한 여름 산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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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부산관광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