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가 다르더라”... 계곡길 따라 걷게 되는 지리산 3대 사찰로 손꼽는 힐링 명소

[공기부터 다른 지리산 힐링 사찰, 구례 천은사]

지리산 일주도로 초입에 자리한 천은사는 구례 화엄사, 하동 쌍계사와 함께 지리산 3대 사찰로 손꼽히는 고찰이다. 구례읍에서 북쪽으로 약 9km 정도 떨어진 위치로,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만날 수 있지만 경내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의 결이 달라진다. 소음이 잦은 도로와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일주문을 지나며부터 주변이 한결 고요해진다.

구례 천은사
사진 = 지라산 천은사


천은사는 신라 흥덕왕 3년인 828년에 덕운 조사와 인도 승려 스루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다. 당시에는 이슬처럼 맑고 차가운 샘이 솟아 ‘감로사’라 불렸다고 전해진다. 이 샘물을 마시면 정신이 맑아진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한때 천 명이 넘는 승려들이 머물렀고, 고려 충렬왕 때에는 남방 제일의 사찰로까지 불릴 만큼 위상이 높았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겪으며 사찰은 전소됐고, 이후 여러 차례 중건과 화재를 반복했다. 특히 샘가에 나타나던 구렁이를 잡은 뒤 샘이 말라버리자, ‘샘이 숨었다’는 뜻에서 지금의 이름인 천은사로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름을 바꾼 뒤에도 화재가 잦자 조선 4대 명필로 꼽히는 원교 이광사가 ‘지리산 천은사’라는 현판 글씨를 써 걸었고, 이후로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도 새벽녘 고요한 시간에는 일주문 현판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어, 사찰의 분위기에 묘한 깊이를 더한다.

구례 천은사 일주문
구례 천은사 일주문 | 사진 = 국가유산청

일주문 현판
일주문 현판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천은사의 인상은 화려함보다 균형에 가깝다. 전각 배치는 과하지 않고 단정하며, 숲 사이로 스며드는 빛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경내를 걷다 보면 특별한 풍경을 의식하지 않아도, 발걸음이 느려지고 호흡이 차분해진다. 소나무와 활엽수가 뒤섞인 숲길, 계절마다 달라지는 빛의 온도가 공간 전체에 고요한 리듬을 만든다.

구례 천은사
사진 = 한국관광공사

지리산 깊은 산중 사찰처럼 험한 접근을 요구하지 않는 점도 천은사의 장점이다. 일주도로와 가까워 접근성은 좋지만, 자연과의 거리는 매우 가깝다. 계곡을 따라 걷는 구간에서는 물소리가 끊이지 않고, 전각 주변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가 배경처럼 깔린다. 그래서 이곳은 빠르게 둘러보고 떠나는 사찰이라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머무는 공간에 가깝다.


천은사를 다녀온 이들이 공통으로 남기는 말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는 반응이다. 화려한 볼거리나 특별한 체험이 없어도,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라앉는 감각이 오래 남기 때문이다. 맑은 공기와 계곡, 숲과 전각이 균형을 이루는 이 사찰은 지리산에서 힐링이라는 말을 가장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장소 중 하나다.

구례 천은사
사진 = 지라산 천은사


[방문 정보]

- 주소: 전라남도 구례군 광의면 노고단로 209

- 운영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입장료: 무료

- 주차: 가능(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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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04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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