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후 15분 걸었을 뿐인데”… 눈 내린 숲과 연못이 만든 겨울 산사

[걸어서 닿는 고요한 풍경, 천축산 속 불영사]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천축산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불영사는 사찰에 도착하기 전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는 곳이다.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 약 1km,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숲길로 겨울이면 설경이 더해져 걷는 시간 자체가 여행의 일부가 된다. 발밑에서 눈이 바스러지는 소리, 높게 솟은 금강송 숲 사이로 스며드는 차가운 공기가 조화를 이루며 일상에서 멀어지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준다.

불영사 설경
사진 = 울진군


숲길을 지나 일주문을 통과하면 사찰의 분위기는 한층 더 가라앉는다. 나무와 바위, 계곡이 둘러싼 길은 깊은 산중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만들고, 눈이 내린 날에는 주변이 온통 흰색으로 덮여 고요함이 극대화된다. 

특히 사찰 앞 연못은 불영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이름 또한 이 연못에서 유래했다. 바위에 비친 부처님의 그림자가 연못에 비추었다 하여 ‘불영사’로 불리게 되었다는 전해짐은 이곳의 풍경과 잘 어울린다. 겨울이 되면 연못 주변 산세와 금강송 숲이 하얀 눈 속에 잠기며, 연못 위에 얇게 비치는 반영이 더욱 깊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울진 겨울 가볼만한곳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은호


불영사는 651년 진덕여왕 시절 의상대사가 창건한 오래된 사찰이다. 조선 시대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으며, 대웅보전·관음전·응진전·응향각·설선당·칠성각 등 사찰을 이루는 건물들은 각기 다른 시대의 흔적을 품고 있다. 

화려함보다는 정적인 분위기를 지향하는 건축 구조 덕분에 겨울 풍경과 특히 잘 어울린다. 눈이 내린 뒤 고요하게 자리한 건물들은 오래된 시간의 결을 그대로 보여주듯 차분히 서 있다.

불영사 대웅보전
불영사 대웅보전 | 사진 = 불영사


사찰 주변에는 금강송 군락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불영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물론, 사찰 뒤편으로 이어지는 숲도 모두 금강송이 중심을 이루고 있어 겨울에는 설경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가지마다 쌓인 눈이 포근한 인상을 만들고, 산세가 둘러싸인 지형 덕분에 바람이 잦아들어 조용한 산중 분위기가 오래 지속된다. 산사를 걷는 짧은 산행임에도 깊은 숲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다.

울진 가볼만한곳
사진 = 불영사


불영사는 무엇보다 ‘조용해서 좋은’ 겨울 사찰이다. 많은 방문객이 화려한 절경보다는 차분한 산사 특유의 정적을 느끼고 싶어 찾는 곳으로, 눈이 내린 날에는 시간 흐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고요함이 감돈다. 

숲길, 연못, 사찰이 이어지는 단순한 구조지만, 이 세 요소가 만들어내는 조화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주차장에서부터 걸어 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준비 시간이 되어주며, 도착 후 마주하는 풍경은 기대 이상의 만족을 남긴다.

불영사 설경 명소
사진 = 불영사


[방문 정보]

- 주소: 경상북도 울진군 금강송면 불영사길 48

- 입장료: 무료

- 이용시간: 08:00 ~ 17:00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소형 2,000원 / 대형 3,000원)

※ 주차장 ~ 사찰 약 1km(도보 약 15분)

- 대중교통: 울진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정류장에서 금강송면 방면 버스 이용(약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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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2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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