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과 전망을 동시에 품은 포천의 고요한 산성, 반월성]
경기도 포천시 청성산 자락, 해발 283m 지점에 자리한 반월성은 외형만 보면 아담한 산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깊은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길지 않은 능선을 따라 반달 형태로 이어지는 성곽은 사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특히 눈이 내린 날 찾으면 이곳이 왜 겨울 힐링 명소로 불리는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가볍게 오를 수 있는 높이지만 정상부에 닿는 순간 시야가 확 트이며 겨울 산행의 매력을 단번에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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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천 청성산 반월성 | 사진 = 직접촬영 |
반월성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된다. 한때 후고구려의 궁예가 축성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조사 결과 고구려 시기에 처음 지어진 산성으로 밝혀졌다.
세월이 흐르며 기능과 구조가 변화했고, 조선 광해군 10년(1618년)에 다시 손을 본 뒤 인조 원년 이후에는 사실상 사용이 중단되었다.
이름 또한 문헌마다 다르게 등장해 반월산성, 고성, 산성 등 다양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현장을 걷다 보면 이 긴 역사가 성벽의 형태와 배치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현재 산성에는 남문·북문의 터가 비교적 또렷하게 남아 있고, 적의 움직임을 살피던 망대, 장수가 지휘하던 장대터, 건물터와 배수시설로 사용된 수구터가 성곽을 따라 이어져 있다.
성벽 위로 걷는 길은 길지 않지만 군사 방어의 흐름을 상상하기에 충분한 구조를 보여준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까지 고려해 축성된 흔적이 남아 있어,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산성의 기능을 떠올리게 된다.
이곳이 겨울에 특히 사랑받는 이유는 설경과 전망이 동시에 뛰어나기 때문이다. 눈이 내린 날 성벽과 숲길, 주변 능선까지 하얗게 덮이면 주변 소리가 사라진 듯한 고요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포천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조망은 해발 283m라는 낮은 높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게 열리고, 설경과 함께 담기는 도시 풍경이 색다른 조화를 만든다. 많은 이들이 “동네 뒷산이라 생각하고 올랐다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등산 코스는 큰 어려움 없이 이어져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청성역사공원 주차장에서 시작해 성곽까지 이어지는 길은 경사가 완만해 눈이 쌓인 날에도 크게 힘들이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파가 몰리지 않아 산행 자체가 한적하게 이어진다. 유명한 겨울 명소들이 붐비는 시기에도 이곳은 비교적 조용해 설경 속에서 차분히 걷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선택이 된다.
반월성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산성과 전망, 설경이 만드는 분위기는 그 어떤 유명 명소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성곽을 따라 걸으며 포천의 지형과 도시가 한눈에 펼쳐지는 순간, 짧은 산행임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조용한 겨울 산책을 원한다면 이곳은 기억해둘 만한 장소다.
[방문 정보]
- 주소: 경기도 포천시 청군로3290번길 19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무료, 청성역사공원 주차장 이용)
- 입장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