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무료라고요?”... 바다와 억새가 함께 빛나는 가을 명소

[바람 따라 흔들리는 억새 명소, 제주 닭머르해안길]

제주시 조천읍 신촌북마을 인근, 푸른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닭머르해안길은 가을이 오면 한층 더 빛난다.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가 일렁이며 파도와 함께 춤추는 듯한 풍경을 보여주고, 길 끝에는 코발트빛 제주 바다가 수평선 너머까지 펼쳐진다. 11월이면 이곳은 은빛 억새와 바다빛이 어우러져 섬 전체가 가을의 감성으로 물드는 시기다.

제주 닭머르해안길
사진 = 제주관광공사


닭머르해안길은 제주올레길 18코스와 해안누리길 50코스가 만나는 구간으로, 해안을 따라 약 2km 정도 이어진다. 이름의 유래는 닭이 양쪽 날개를 편 모습과 닮았다 해서 붙여졌으며, 실제로 하늘에서 보면 부드럽게 굽은 해안선이 마치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바다 쪽으로는 암석과 파도가 어우러져 거칠면서도 장쾌한 풍경을 만들고, 육지 쪽으로는 억새밭이 끝없이 이어져 자연의 대조미를 느낄 수 있다.

제주 닭머르해안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입구에 도착하면 바람에 실려오는 바다 내음이 먼저 반긴다. 길 초입은 완만하고 평탄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으며, 포장된 산책길을 따라가면 어느새 억새가 양옆으로 펼쳐진다. 

햇살이 비치는 오전 시간대에는 억새가 은빛으로 반짝이고, 그 사이로 비치는 바다는 짙은 푸른색을 띤다.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이 시간대가 가장 아름답다. 자연광이 억새를 감싸며 만들어내는 명암 덕분에 별도의 보정 없이도 작품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제주 닭머르해안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제주 닭머르해안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걷다 보면 들려오는 건 파도 부딪히는 소리와 억새가 부딪히는 바람의 소리뿐이다. 복잡한 생각이 저절로 사라질 만큼 고요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도로와 멀리 떨어져 있어 바다와 하늘이 만들어내는 리듬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중간 중간 놓인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쉬어가는 이들도 많다. 바다와 억새가 만들어내는 이 평화로운 풍경은 제주의 가을이 왜 특별한지를 보여준다.

제주 닭머르해안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닭머르해안길의 또 다른 매력은 일몰이다. 길 끝자락의 팔각정 전망대에 오르면 붉게 물든 하늘 아래로 억새가 금빛으로 빛나며 바다와 어우러진다. 

일몰 약 30분 전쯤 도착하면 하늘이 노을빛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다. 해가 지는 순간, 억새 사이로 스며드는 붉은 빛이 파도 위로 번지며 장관을 이루는데, 이때의 풍경은 사진으로 담기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아름답다.

제주 닭머르해안길
사진 = 제주관광공사


닭머르해안길은 상시 개방되어 있어 언제든 방문 가능하다. 입장료가 없으며, 입구 근처에는 약 4~6대가 주차 가능한 무료 공터가 마련되어 있다. 

다만 주말이나 일몰 시간대에는 방문객이 몰릴 수 있으니 오전이나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 길의 전체 구간을 걷는 데는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제주 닭머르해안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제주의 북쪽 해안을 따라 걷는 이 길은 화려한 시설도, 인위적인 조형물도 없다. 오로지 바다와 억새, 그리고 바람이 전하는 제주의 가을이 있을 뿐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 그 시간, 닭머르해안길은 여행자가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고 마음을 쉬게 하는 가장 제주다운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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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1.07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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