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 꽃이 피어나는 길, 여수 하화도 꽃섬길]
전라남도 여수시 화정면에 자리한 하화도는 남쪽 끝자락의 조용한 섬으로,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꽃섬(花島)’이라는 이름을 지닌 곳이다. 섬 이름처럼 봄에는 진달래와 유채가, 여름에는 부추꽃과 원추리가, 가을에는 구절초와 들국화가, 겨울에는 붉은 동백이 차례로 피어나며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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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화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섬을 한 바퀴 도는 대표 코스인 ‘꽃섬길’은 총길이 약 5.7km로, 3시간 정도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길이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고, 트레킹 초보자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손꼽힌다. 걷는 내내 탁 트인 바다 풍경과 절벽 아래 펼쳐진 해안선이 어우러져 발걸음이 쉬이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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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화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코스는 선착장에서 출발해 순넘밭넘 구절초공원, 큰산전망대, 꽃섬다리, 막산전망대를 지나 애림민야생화공원으로 이어진다. 출발지 주변에는 작은 쉼터와 매점이 있어 산책 전후로 잠시 쉬어가기 좋다. 첫 번째 포인트인 순넘밭넘 구절초공원은 가을이면 하얀 구절초가 장관을 이루며 향긋한 꽃내음으로 맞아준다. 이어지는 큰산전망대는 하화도의 가장 높은 지점으로, 이곳에서는 왼편으로 개도, 오른편으로 고흥 외나로도까지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면 이 섬의 백미라 불리는 ‘꽃섬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절벽 위를 잇는 흔들다리는 아래로 푸른 용굴이 내려다보여 짜릿한 스릴을 선사한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다리가 미세하게 흔들려 아찔하지만, 동시에 바다의 생생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이 다리를 건너면 하화도 제1경이라 불리는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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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섬다리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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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섬다리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막산전망대 구간으로 접어들면 섬의 남쪽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파도에 반사된 햇빛이 바다 위를 은빛으로 물들이고, 멀리 보이는 섬들이 마치 점점이 떠 있는 듯한 풍경을 만든다. 이곳은 하화도 트레킹 코스 중 가장 조용한 구간으로, 잠시 멈춰 서서 바다 바람을 느끼며 여유를 즐기기에 알맞다.
막산전망대를 지나 애림민야생화공원으로 향하는 길은 부드럽게 굽이진 흙길이다. 길가에는 야생화와 풀잎들이 가득해 걷는 내내 향긋한 자연의 냄새가 따라온다. 산책을 마친 뒤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다시금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하화도의 평화로운 풍경이 여행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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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산전망대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꽃섬길의 또 다른 매력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풍경이다. 봄에는 노란 유채밭과 분홍빛 진달래가 어우러지고, 여름에는 초록빛 풀잎이 가득하다. 가을에는 섬 전체가 구절초로 덮이고, 겨울에는 동백이 붉게 피어나 고요한 바다와 대조를 이룬다. 언제 방문하든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자연 정원이라 할 만하다.
하화도는 여수항과 백야항에서 정기 여객선을 통해 갈 수 있다.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는 약 1시간 50분, 백야도 선착장에서는 약 50분이면 도착한다. 배편은 하루 여러 차례 운항하며, 날씨에 따라 시간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출항 전 확인이 필요하다. 섬 내에는 숙박시설도 일부 있어 1박 2일 일정으로 여유롭게 둘러보는 여행객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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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하화도 꽃섬길은 바다와 꽃이 어우러진 천혜의 트레킹 코스로, 자연이 만들어낸 곡선과 색채가 어우러진 아름다움이 걷는 내내 이어진다. 도시의 소음을 잊고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 시간, 하화도는 누구에게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