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색을 한눈에 담은 서울의 정원, 하늘공원]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하늘공원은 매년 가을이면 서울에서 가장 화려한 색을 보여주는 도심 속 정원으로 변신한다.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억새밭, 붉은빛으로 물든 댑싸리, 연분홍빛 핑크뮬리가 어우러져 가을의 색감을 완벽하게 완성한다. 자연의 그라데이션이 만들어내는 이 풍경은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담기 어려울 만큼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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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이하 동일) |
바람이 불면 은빛 억새가 물결치고, 둥글게 자란 댑싸리는 분홍빛과 붉은빛을 번갈아 드러낸다. 핑크뮬리는 햇살을 머금고 안개처럼 퍼져나가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세 가지 색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모습은 서울 도심 어디에서도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각 구역의 색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계절의 변화를 한 걸음마다 느낄 수 있다.
하늘공원은 월드컵경기장 옆 월드컵공원 단지의 다섯 공원 중 하나로,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를 생태공원으로 복원해 만든 공간이다. 지금은 도심 속 대표 친환경 명소로 자리 잡았으며, 풍력발전기와 암석원, 해바라기 식재지, 전망대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정상의 전망휴게소에서는 북한산과 한강, 여의도 도심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일몰 시간에 맞춰 찾는다.
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하늘계단’으로 불리는 291개의 계단을 따라 걷는 코스로, 천천히 오르며 주변 경관을 즐기기에 좋다. 둘째는 ‘순환도로길’로, 경사가 완만해 휠체어나 유모차도 이용 가능하다. 두 길 모두 억새밭과 핑크뮬리 군락지를 지나기 때문에 어느 쪽을 선택해도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가을의 하늘공원은 낮과 밤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낮에는 청명한 하늘 아래 반짝이는 억새밭이 장관을 이루고, 해 질 무렵에는 붉은 노을이 댑싸리와 핑크뮬리에 반사되어 환상적인 색의 조화를 만들어낸다. 밤에는 서울의 야경이 더해져 또 다른 풍경을 완성한다. 이 때문에 주말 저녁이면 삼각대를 세우는 사진가들로 공원이 붐빈다.
하늘공원은 접근성이 좋아 대중교통으로도 방문이 쉽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도보 15분이면 도착하며, 평화의공원과 난지천공원 주차장 등 총 1,900대 이상 수용 가능한 주차시설도 인근에 마련되어 있다. 주차요금은 5분당 150원이며, 월드컵경기장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릴 때는 1회 5,000원으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없고, 산책로는 모두 무료로 개방된다. 단, 생태보호를 위해 야간 출입은 제한된다. 10월 기준 운영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월별로 일출·일몰 시간에 따라 약간씩 달라진다.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지만 멀리 떠나기 어렵다면, 하늘공원은 그 아쉬움을 채워주는 완벽한 장소다. 억새의 은빛 물결과 핑크뮬리의 분홍빛, 댑싸리의 붉은빛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잠시 멈춰 서면, 도심 속에서도 자연의 계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낄 수 있다.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찾아도 후회 없는 서울의 가을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