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보다 실제가 더 압도적이에요”… 제주 여행의 숨은 보석

[자연이 빚은 거대한 병풍, 박수기정]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에 자리한 박수기정은 이름 그대로 ‘맑은 샘이 솟는 절벽’을 뜻한다. 바가지로 떠 마실 만큼 깨끗한 물이 흘러내린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절경을 간직하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현무암 절벽이 바다를 따라 길게 이어져 마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장관을 이루며, 제주의 숨은 비경으로 손꼽힌다.

박수기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박수기정은 제주의 대표 관광지인 중문 주상절리대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웅장하지만, 비교적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게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매력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적어, 바다와 절벽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검은 현무암 기둥들이 겹겹이 쌓여 형성된 절벽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품고 있으며, 파도가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절벽 벽면을 울릴 때면 자연이 들려주는 음악처럼 들린다.

이곳은 제주올레길 9코스의 시작점으로도 유명하다.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대평포구와 소녀등대가 시야에 들어오고, 위쪽 평야에서는 제주 농가의 밭농사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며 바다와 절벽이 맞닿은 지점이 나타난다. 이때 마주하게 되는 병풍 같은 주상절리의 풍경은 그 어떤 사진으로도 담기 어려운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박수기정 빨간등대
사진 = 한국관광공사


자갈이 깔린 해안가에 서서 절벽을 올려다보면, 마치 자연이 만든 성벽처럼 느껴진다. 절벽의 끝은 하늘과 맞닿아 있고, 바닷물은 깊은 청록빛을 띠며 발아래로 밀려온다. 파도에 반사된 햇빛이 절벽의 틈새를 비추면 수천 개의 유리 조각이 반짝이는 듯한 신비로운 장면이 펼쳐진다.

박수기정은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해질 무렵 붉게 물드는 하늘이 절벽 위를 비추면, 바다와 하늘, 바위가 하나로 어우러져 황금빛 수채화를 그려낸다. 천천히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바람을 맞는 순간, 자연이 만들어낸 시간의 흐름이 그대로 느껴진다. 특히 노을이 절벽 표면을 물들이는 시간에는 여행객들이 카메라를 꺼내 들며 발걸음을 멈춘다.

제주 해안절벽 박수기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인근에는 박수기정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카페들이 자리해 있다. 통유리창 너머로 바다와 절벽이 이어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앉아 있으면 파도소리와 바람이 배경 음악이 되어, 도시의 소음을 완전히 잊게 만든다. 또 근처에는 대평포구와 용머리해안, 안덕계곡 등이 가까워 하루 일정으로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박수기정은 입장료가 없고, 주차공간도 잘 마련되어 있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계절마다 다른 색을 띠는 절벽의 풍경은 봄에는 신록, 여름에는 짙은 푸른빛, 가을에는 석양의 붉은빛, 겨울에는 잿빛 바다와 어우러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제주 해안절벽 박수기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자연의 손길이 만들어낸 이 거대한 절벽 앞에 서면, 인간이 만든 어떤 건축물보다도 더 위대하게 느껴진다. 제주 여행 중 잠시 인파를 벗어나 조용히 자연과 마주하고 싶다면, 박수기정은 그 바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소다.

제주 해안절벽 박수기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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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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