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진 길 따라 단풍이 흐르는 곳, 단양 보발재(고드너미재)]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과 영춘면을 잇는 보발재는 가을이면 전국의 단풍 여행지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로 꼽힌다. 해발 540m에 자리한 이 고갯길은 소백산 자락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며, 붉은빛과 노란빛이 섞인 단풍이 도로 양옆을 가득 채운다. 10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길 전체가 단풍 터널로 변해, 드라이브만으로도 절로 감탄이 나오는 가을 풍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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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재현 |
보발재는 ‘고드너미재’라는 옛 이름으로도 불린다. 예로부터 이 길은 단양과 영춘을 오가는 주요 통로였고, 산세가 완만해 오르내리기 쉬워 여행자들에게 사랑받았다. 지금은 소백산 자락길 6코스에 포함되어 있으며, 도보 트레킹과 드라이브 모두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가을철 이곳의 매력은 3km에 이르는 도로변 단풍길에 있다. 길을 따라 굽이마다 색이 조금씩 달라지며,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섞여 그라데이션처럼 펼쳐진다. 햇살이 비치는 오후에는 단풍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줄기가 도로를 금빛으로 물들이고, 구름이 드리운 날에는 한층 더 깊은 색감이 나타나 마치 수묵화 속을 달리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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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윤구 |
보발재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에 오르면 또 다른 감동이 기다린다. 산허리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와 단풍 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소백산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싼 풍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구인사와 영춘면 일대까지 시야에 들어오며, 짙은 산안개가 낀 아침에는 운해가 절경을 이룬다. 이곳은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촬영지로, 해 뜰 무렵이면 붉은빛이 단풍잎 위에 번져 한층 더 황홀한 장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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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
단양군은 최근 몇 년 사이 보발재의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가곡면 향산 삼거리부터 구인사 방향으로 단풍나무 500여 그루를 추가로 식재했다. 그 덕분에 해마다 색이 한층 깊어지고, 단풍길이 이어지는 구간이 더 길어져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주차는 전망대 아래 도로변의 임시 주차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차량 통행이 잦은 구간이므로, 정차 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전망대 양쪽 50m 구간은 주차 금지 구역이므로 표지판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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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강윤구 |
보발재는 단풍철이 되면 드라이브 코스로 특히 인기가 많다. 단양 시내에서 출발해 가곡면을 지나 보발재로 향하는 길은 경사가 완만해 운전이 어렵지 않으며, 곳곳에 전망 포인트가 많아 천천히 달리며 경치를 즐기기에 좋다. 차량 창문을 살짝 열면 가을바람이 산 내음을 실어오고, 단풍잎이 도로 위로 흩날리며 계절의 운치를 더한다.
보발재의 진정한 매력은 화려한 단풍 그 자체보다는, 고요한 산길을 따라 흐르는 시간의 여유에 있다. 도심의 소음을 벗어나 붉게 물든 산을 바라보는 순간, 여행자는 자연이 주는 깊은 위로를 느끼게 된다. 단양의 가을이 가장 빛나는 시기, 보발재는 그 한가운데에서 계절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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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