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비밀 동굴을 만나다”... 원효대사의 수행처로 전해지는 금강굴

[천년 세월을 간직한 설악산 석굴]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산 외설악 지구, 비선대 뒤편 미륵봉 중턱 암벽에는 오랜 전설과 역사가 깃든 금강굴이 있다. 해발 약 600m 지점에 자리한 이 석굴은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가 수도하던 장소로 전해지며, 지금은 신흥사 소속 암자로 이어지고 있다. 절벽 사이에 숨어 있는 굴에 닿기 위해서는 가파른 부교와 철제 계단을 따라야만 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수행의 길을 걷는 듯한 경험을 준다.

설악산 금강굴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종식


굴 안은 크지 않다. 약 7평 남짓한 공간 속에서 석불좌상과 토기 흔적이 발견되면서, 실제 수행처였음을 보여준다. 내부에 들어서면 고즈넉한 기운이 감돌고, 오랜 세월 축적된 시간의 무게가 전해진다. 자연이 빚은 암벽 속 작은 공간이지만, 불교적 의미와 역사적 가치를 간직한 장소다.

이곳에 도착한 순간의 보상은 웅장하다. 굴 앞에 서면 설악산의 대표 봉우리인 대청봉과 중청봉, 소청봉이 시야에 가득 들어온다. 발 아래로는 천불동계곡이 펼쳐져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산 아래에서 보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압도적인 조망이 눈앞에 열리며, 힘겹게 올라온 피로가 단번에 사라진다.

설악산 금강굴 코스
사진 = 한국관광공사


금강굴로 향하는 길은 설악산 소공원에서 출발한다. 신흥사와 와선대, 비선대를 지나 굴에 이르는 코스는 총 3.6km로, 편도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비선대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흙길과 데크길이 이어져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그러나 비선대 이후부터는 돌계단과 철제 계단이 연속되는 구간이 나타나며, 체력과 주의가 요구된다. 가파른 길을 오르는 만큼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설악의 장대한 풍광이 펼쳐져 걸음마다 성취감을 안겨준다.

이 트레킹 코스의 또 다른 매력은 주변 풍경이다. 천불동계곡의 기암괴석과 맑은 물줄기, 화채능선과 공룡능선의 웅장한 능선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풍경이 다채로워, 봄에는 연초록 숲길, 여름에는 짙은 녹음,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 겨울에는 설산의 정취가 더해진다.

설악산 금강굴 코스
사진 = 한국관광공사


비선대 초입 일부는 휠체어도 접근할 수 있도록 자연관찰로로 꾸며져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누구든 일정 구간까지는 부담 없이 걸을 수 있고, 체력이 된다면 금강굴까지 이어가며 진정한 설악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다.

금강굴은 자연과 역사가 맞닿은 공간이다. 원효대사의 수행 흔적과 더불어 설악산의 장엄한 자연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다. 동해와 설악을 여행한다면 이곳을 꼭 한 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설악산 금강굴
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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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8.28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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