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못(하가못)]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에 있는 연화못은 이름 그대로 ‘연꽃이 피어나는 못’이라는 뜻을 가진다. 제주 서부 더럭분교 근처에 자리한 이 연못은 총면적이 약 3,780평에 이르는 큰 규모로, 봉천수로 형성된 자연 연못 가운데 제주에서 가장 넓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는 지역 농업에 필요한 용수원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마을 주민과 여행객 모두가 찾는 자연 휴식처가 되었다. 연못 가장자리를 따라 나무와 풀들이 어우러져 있으며, 계절마다 다양한 수생 식물이 자라 작은 생태 공원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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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
여름철에 이곳을 찾으면 특히 매력적이다. 수면 위로 연꽃과 수련이 활짝 피어나 연못 전체가 꽃바다처럼 변한다. 초록빛 잎 위에 올라선 붉고 분홍빛 연꽃은 고즈넉한 수면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바람이 불면 잎사귀가 살랑이며 파문이 일고, 잔잔한 물결 사이로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모습은 제주 여행에서 흔히 만나기 어려운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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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비짓제주 |
연화못은 단순히 연꽃만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소리쟁이, 쇠무릎과 같은 여러 식물, 그리고 다양한 어류가 서식하며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보여준다. 방문 시기마다 변화하는 연못의 모습은 마치 작은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연못은 마을 안쪽에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다. 출입구는 단차 없이 이어지고 경사로가 마련돼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이들도 불편 없이 드나들 수 있다. 화장실과 주차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여행객들이 불편 없이 머물 수 있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린 무장애 여행지라는 점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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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
관광객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한적한 분위기도 매력이다. 협재나 한담해안산책로처럼 많은 사람이 몰리는 관광지와 달리, 이곳에서는 고요한 산책을 즐기며 마음을 비울 수 있다. 연못 둘레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물 위를 떠다니는 잎과 꽃, 그리고 새들의 지저귐이 어우러져 도심에서 잊고 지냈던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
연화못을 방문했다면 주변 여행지와 함께 코스를 짜는 것도 좋다. 도보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더럭분교는 알록달록한 벽화로 유명하며, 애월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바다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루 일정으로 연못, 학교, 바다를 차례로 둘러보면 자연과 마을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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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고,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있어 시간 제약도 없다. 자연 그대로의 정취와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편리한 시설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제주의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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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