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맞닿은 억새길, 울산 신불산억새평원]
울산광역시 울주군, 영남알프스의 한 축을 이루는 신불산은 가을이면 억새가 산 전체를 뒤덮는 장관으로 변한다. 이곳은 간월산과 영축산 사이를 잇는 능선에 자리한 억새평원으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억새 군락지로 알려져 있다. 하늘 아래 끝없이 이어지는 억새밭은 보는 순간 탄성을 자아내며, 가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산책로로 인기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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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신불산의 해발은 약 1,159미터로 높이에 비해 오르기 부담이 적은 편이다. 능선이 완만하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대표 코스는 배내골에서 간월재를 거쳐 억새평원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왕복 3시간 내외로 소요되며,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부드러워 등산이라기보다 긴 산책에 가깝다.
간월재에 오르면 시야가 한순간에 트이며,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의 파도가 눈앞에 펼쳐진다. 은빛 억새가 해빛을 받아 반짝이고, 바람이 불면 수평선처럼 출렁인다. 10월 중순이면 억새가 황금빛으로 변하며, 저녁 햇살 아래 붉은 노을과 어우러져 장대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모습은 마치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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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
신불산억새평원은 ‘울산 12경’ 중 하나이자, 인근 재약산 사자평과 더불어 대한민국 최고의 억새 명소로 꼽힌다. 억새가 절정을 이루는 10월에는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과 사진가들이 모여든다. 가을 하늘 아래 끝없이 이어지는 억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이 들려주는 바람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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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이곳의 매력은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에도 있다. 봄에는 파릇한 새순이 돋고, 여름에는 짙은 초록이 산 전체를 덮는다. 가을이면 은빛 억새가 하늘과 맞닿아 반짝이고, 겨울에는 눈꽃이 피어나 또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가을의 억새는 신불산의 상징이다.
빽빽하게 들어찬 억새 사이로 난 탐방로를 걸으면 자연 속에 파묻히는 듯한 기분이 들고,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잎이 부딪혀 내는 소리가 마치 파도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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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정상에 오르면 울산 시내와 영남알프스의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동해까지 보이기도 한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이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 때면 그 어떤 말보다 자연의 위대함이 실감난다. 정상 부근에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도시락을 먹거나 잠시 앉아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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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신불산 억새평원은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되어 있으며, 인근에는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접근성도 좋아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초보 등산객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억새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는 다소 붐비지만, 이때의 신불산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탁 트인 하늘과 끝없는 억새의 물결이 함께하는 풍경은 직접 걸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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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
10월의 신불산은 가을의 절정을 보여주는 곳이다. 완만한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바람과 억새가 만드는 하모니를 느껴보자. 자연이 주는 위로와 여유가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