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 없이 달려도 좋은 길”… 남해 해안도로 드라이브 여행

[남해의 34km 바다 길, 남면해안도로]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에는 길 위에서 바다를 품고 달릴 수 있는 해안도로가 있다. 약 34km에 걸쳐 이어지는 남면해안도로는 드라이브 마니아뿐 아니라 남해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사랑받는 코스다. 차를 몰고 천천히 달리다 보면, 바다와 맞닿은 마을과 논, 해안 절벽, 그리고 바다 위로 흩어진 섬들이 한 장의 풍경화처럼 이어진다.

남해 드라이브 명소
사진 = 한국관광공사


이 도로의 시작은 서상항이다. 작은 어선들이 정박한 포구와 어촌의 조용한 일상이 먼저 반겨준다. 바닷바람이 실어 오는 비릿한 향기와 물결 소리는 출발부터 여행객의 마음을 여유롭게 만든다. 서상항에서 차를 출발시키면 곧 푸른 수평선과 시원한 해안선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여름이면 바다 위에 햇빛이 반짝이고, 겨울에는 더 깊고 차가운 색으로 물들어 계절마다 다른 인상을 준다.

첫 번째 구간인 평산항 일대는 넓게 트인 바다 전망이 인상적이다. 해안도로를 따라 나무로 된 전망데크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차를 세우고 바다를 바라보기 좋다. 이후 사촌해변에 이르면 하얀 모래사장이 길게 이어지고, 바다와 맞닿은 마을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온다. 파도가 조용히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해변의 모습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남면해안도로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이 도로의 매력은 단연 가천마을 다랭이논 구간이다. 경사진 바닷가 절벽에 층층이 자리 잡은 다랭이논은 농경지와 바다가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을 만든다. 바다 끝에는 전설을 품은 망부석이 우뚝 서 있어 여행에 이야기를 더한다. 이곳은 드론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계절과 날씨에 따라 색감과 분위기가 달라져 사진가들이 자주 찾는다. 봄과 여름에는 초록빛 논이, 가을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풍경이 펼쳐져 사계절 모두 인상적이다.

가천마을다랭이논
가천마을다랭이논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가천마을을 지나면 신전삼거리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조금 더 한적하다. 길 양옆으로는 낮은 돌담과 어촌 마을이 이어지고, 작은 포구마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해안도로 곳곳에 주차 가능한 공간과 벤치,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중간중간 정차하며 여유를 즐기기에 좋다.

남면해안도로의 매력은 단순히 바다 전망에만 있지 않다.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끊임없이 바뀌어 지루할 틈이 없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바닷바람의 감촉, 햇빛에 반짝이는 수면,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일상이 모두 이 길의 일부다. 빠르게 달리기보다 창문을 열고 속도를 줄여, 바다의 냄새와 소리를 함께 느끼며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남면해안도로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맑은 날 오후에는 햇살이 바다를 은빛으로 물들이고, 해질 무렵이면 붉은 노을이 수평선 너머로 스며든다. 사계절 모두 방문할 수 있지만, 겨울철 맑은 날씨에는 공기가 투명해 먼 섬들까지 또렷이 보인다. 목적지가 없어도 그저 달리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길, 그것이 바로 남면해안도로의 진정한 매력이다.

남면해안도로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라이브스튜디오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10.03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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