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오를 때마다 경치가 바뀌어요”… 바위산 끝에 지어진 사찰

[절벽 위에서 만나는 고요, 산청 정취암]

경상남도 산청군 신등면, 대성산 자락 절벽 위에 자리한 정취암은 예로부터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고찰이다. 신라 신문왕 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설화와 함께 전해지는 이 절은, 수백 년의 세월을 품은 채 지금도 그 자리에 고요히 머물고 있다.

산청 정취암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정취암은 절을 오르는 길부터 인상 깊다. 깎아지른 절벽 끝으로 이어진 돌계단을 한 걸음씩 오르다 보면, 바위 틈새로 드러나는 풍경이 점차 시야를 채운다. 연못에 비친 산 그림자, 돌담을 따라 흐르는 바람, 기암 사이로 이어진 좁은 산책로는 일상과는 다른 세계로 향하는 길처럼 느껴진다.

산청 정취암
사진 = 산청군 공식 블로그

사찰의 중심 공간인 원통보전에는 불교의 대표적인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정중앙에는 석가모니불이 자리하고, 좌우에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함께 안치되어 있어 예불을 올리는 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이 불상들은 조형미와 상징성을 고루 지니고 있어, 종교적 의미를 넘어 예술적인 감흥도 전해진다.

산청 정취암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지호

정취암을 감싸고 있는 자연 역시 이곳의 매력을 더한다. 여름이면 주변의 둔철생태공원과 선유동계곡이 시원한 숲길과 맑은 물소리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산과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천천히 걷다 보면, 절이라는 공간이 신앙의 장소를 넘어 자연과 사람이 교감하는 고요한 쉼터로 다가온다.

산청 정취암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사찰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어 있으며, 인근에 마련된 주차장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 지정된 전통사찰 제83호로, 역사적 의미와 함께 자연 경관 속 정적을 경험할 수 있는 드문 장소다.

바위 절벽 위, 맑은 기운이 가득한 정취암은 수백 년을 이어온 정신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일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한 번쯤 고요한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면 이곳이 어울린다.

산청 정취암
사진 = 대한민국구석구석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07.01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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