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녕해변]
제주 동쪽 끝자락, 완만한 지형 위에 펼쳐진 김녕해변은 마을 이름처럼 평온한 분위기를 간직한 바닷가다. 독특한 용암지형 위에 형성된 이 해변은 얕은 수심과 맑은 물빛, 그리고 바람과 절벽이 어우러진 조용한 휴식처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정수 |
김녕해변은 백사장의 길이가 200m 정도로 아담한 규모지만, 그 안에 담긴 풍경은 제주의 자연을 진하게 압축한 듯한 인상을 준다. 바닷물은 수심에 따라 쪽빛에서 코발트빛까지 빛깔을 달리하며, 주변을 감싼 절벽과 바위는 거친 듯하면서도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해변을 따라 걸으면 멀리 수평선 위로 풍력발전기가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며, 그 풍경은 제주만의 색다른 감성을 더해준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정수 |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적합한 해변이며, 여름철 해수욕뿐 아니라 윈드서핑, 수상스키 등 해양레저도 가능하다. 갯바위 근처는 제주 갓돔과 노래미돔이 잘 잡히는 낚시 포인트로 알려져 있어, 낚싯대를 드리운 채 조용히 하루를 보내는 여행객의 모습도 종종 마주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정수 |
편의시설 역시 잘 갖춰져 있다. 샤워장, 탈의실, 화장실이 있으며, 주차장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해변 접근로에 큰 단차가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사용하는 방문객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주차공간도 확보되어 있어 모두에게 열린 해변이기도 하다.
김녕해변의 또 다른 매력은 지질학적 체험에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일부로 등록되어 있는 이 해변은 마을과 해안을 연결하는 지질트레일이 조성돼 있어 산책만으로도 화산섬 제주의 생김새를 느껴볼 수 있다. 주변에는 만장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인접해 있어 여름철 동굴 탐방을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특히 동굴 내부의 서늘한 공기는 더위에 지친 몸에 짧은 휴식을 선사한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정수 |
김녕해변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해수욕장이 아닌,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제주의 여름이 차곡차곡 담기는 해변이다. 사진을 찍지 않아도,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바다를 보기 위한 여행지를 찾는다면, 김녕해변은 ‘보고, 걷고, 쉬는’ 그 이상의 여름을 준비해두고 있다.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황성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