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전설이 깃든 강 위의 다리"… 감성이 충만한 산책 여행지

[경북 안동, 월영교]

달빛이 물 위를 타고 흐른다. 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한 월영교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목책 인도교로,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산책 명소다. 다리의 길이는 약 387m, 수면 위로 길게 이어지는 이 길을 천천히 걸으면 어느새 주변의 소음이 사라지고 달빛만이 마음속을 가득 채운다.

안동 월영교 야경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월영교라는 이름은 인근의 월영대에서 유래했다. 안동댐 건설로 수몰되었던 옛 지명과 지역민의 공모를 통해 결정된 이 이름은 ‘달이 비치는 다리’라는 뜻을 그대로 담고 있다. 특히 저녁 무렵 다리 위에 올라서면, 낙동강에 비친 달빛과 주변 산세가 어우러져 마치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월영교 야경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두잇컴퍼니 정용현

이곳은 아름다운 경관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월영교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바로 그 안에 담긴 이야기에 있다.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이응태와 그의 부인 사이의 사연은 다리 곳곳에 녹아 있다. 일찍 세상을 떠난 남편을 위해 부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짜 바쳤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안동 월영교 월영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김화분

월영교의 중앙부에는 이 미투리의 형상을 본뜬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실제 사연과 역사를 품은 구조물로, 다리를 찾는 이들에게 짧은 멈춤의 시간을 선사한다. 전망대에 서서 강을 내려다보면, 지나온 길과 앞으로의 길이 함께 시야에 담기며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씩 정리되는 느낌을 준다.

월영교 및 월영정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교량 진입 전에는 월영정과 이응태 부부의 사랑을 기념하는 조형물, 그리고 인근에는 안동민속촌과 안동호반 나들이길 등이 함께 있어 반나절 코스로도 손색없다. 도보 전용교라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안전하며, 전체 구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다.

경북 안동 월영교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특히 해 질 무렵부터 밤 11시까지는 다리 전체가 은은한 조명으로 밝혀지며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밤하늘과 물 위에 반사된 불빛은 낮과는 전혀 다른 감성을 자아낸다. 야경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이 시간대에 맞춰 찾는 사람들도 많다.

안동 월영교 분수쇼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월영교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도 따로 없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관광안내소와 화장실 등 기본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 주변에는 지역 음식점과 카페도 있어 다리 산책 전후로 간단한 식사나 휴식을 즐기기에도 좋다.

누군가는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누군가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 위해 이 다리를 걷는다. 천천히 걸으며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강물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월영교는 기억에 오래 남는 장소가 된다.

경북 안동 월영교 드론사진
항공촬영 |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앙지뉴 필름
[대한민국 여행지도 by 힐링휴게소]
– 2025.07.01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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