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어서 더 좋아요”… 여행자 사이에서 뜨는 비밀 포인트

[여수 돌산도에 품은 비밀 같은 쉼터, 큰끝등대]

돌산읍 평사리, 낮은 숲으로 덮인 언덕을 지나면 바다와 맞닿은 작은 등대 하나가 조용히 서 있다. 큰끝등대라 불리는 이곳은 이름만 들으면 야간 항로를 밝히는 평범한 시설 같지만, 실제로는 숲길 끝에서 갑작스레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 풍경 덕분에 몇 해 전부터 여행자들 사이에서 은근히 회자되고 있다. 넓은 주차장이 없고 표지판도 거의 보이지 않아 현지 주민조차 자세한 위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숨김 같은 분위기가 오히려 매력을 더해, 조용한 여수 여행을 원하는 방문객에게 알맞은 산책 코스로 여겨지고 있다.

큰끝등대
사진 = 여수시 공식 블로그


돌산도 동쪽 해안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짧은 갓길 구간이 나타난다. 차를 세우고 작은 흙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면 숲이 만들어놓은 그늘이 자연스러운 산책로 역할을 한다. 길은 완만하고 울창하지 않은 소나무들이 양옆에서 기분 좋은 냄새를 풍긴다. 

숲속 공기가 바다와 섞이면서 만들어내는 향이 독특해 잠시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바람이 잎 사이를 헤치고 지나가면서 잔잔한 소리를 더하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큰끝등대까지의 짧은 여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큰끝등대 가는 길
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숲길이 끝날 즈음 갑자기 밝아지는 빛에 시선이 끌리고, 걸음을 멈추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여행의 의미를 다시 일깨운다. 산책로를 벗어난 순간 드넓은 수평선과 청량한 파도 소리가 단번에 밀려오며, 숲속의 고요와 해안의 탁 트임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큰끝등대는 하얀 외관이 깔끔해 바다와 조화를 이루고, 뒤쪽에서 바라보면 푸른 바다와 등대가 하나의 프레임을 완성한다. 이 장면을 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사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여수 큰끝등대
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등대를 중심으로 양쪽에는 거친 갯바위가 이어지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이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하얀 물보라를 만든다. 가까이에서 보면 파도의 굴곡과 바다빛의 변화가 선명해 자연의 움직임을 실감하게 된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수면에 반사된 햇빛이 반짝이면서 배경 전체가 한층 생생한 색감을 드러내는데, 카메라를 들지 않은 이라도 자연스레 손이 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다만, 절벽 가장자리에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발아래 지형을 확인하며 이동하는 것이 좋다.

여수 큰끝등대
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사진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은 각기 다른 구도로 풍경을 담는다. 등대를 정면에서 찍으면 미니멀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옆쪽 갯바위에 올라 바다를 등지고 서면 자연스러운 여행 기록 같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오후 시간이면 해안선 쪽으로 빛이 부드럽게 떨어져 등대의 하얀 색이 따뜻하게 변하는데, 이 시간대가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촬영 시기로 꼽힌다. 주변에 상업시설이 없어 배경이 산만하지 않고, 바다와 등대만으로 구성된 프레임 덕분에 사진 결과물이 깔끔하게 나온다는 평가가 많다.


큰끝등대는 접근 방식이 간단하지만 위치가 눈에 띄지 않아 처음 방문하는 이는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이 점이 오히려 조용함을 지켜 주어, 혼잡함을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 적합한 곳으로 여겨진다. 돌산도의 주요 관광지인 향일암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도 부담이 없다. 비교적 짧은 이동으로 완전히 다른 풍경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숲길에서 시작된 고요함이 등대 앞에서 탁 트인 해안 풍경으로 이어지며 여유로운 시간을 선사한다.

여수 큰끝등대
사진 = 한국관광공사(유니에스아이엔씨)


바람이 부는 날에는 등대 옆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더욱 깊게 울리고, 잔잔한 날에는 수평선이 길게 이어져 한없이 확장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잠시 앉아 바다를 바라보면 생각이 정리되면서 일상의 긴장을 내려놓게 된다. 이처럼 큰끝등대는 특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없음에도 찾는 이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 된다.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방문 정보]

-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산 1-1  

- 이용시간: 상시 개방  

- 입장료: 없음  

- 주차: 도로 갓길 이용 가능, 하차 후 등대까지 도보 약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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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02 Up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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