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km 성곽으로 둘러쌓인 겨울 힐링 명소, 낙안읍성]
총길이 1,420m의 석성이 마을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이곳은 조선 시대 읍성의 원형이 온전히 남아 있는 국가유산이다. 1397년 토성으로 처음 조성된 뒤, 1626년 임경업 군수에 의해 석성으로 중수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600년이 넘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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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순천 낙안읍성 |
낙안읍성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도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이라는 점이다. 약 108세대의 주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며 전통적인 주거 형태와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을 위해 꾸며진 공간이 아니라, 삶의 흐름 속에 문화가 녹아 있어 마을 전체가 하나의 살아 있는 풍경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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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희곤 |
겨울의 낙안읍성은 한층 더 고요하다. 남도의 기후와 지형에 맞춰 지어진 초가집의 지붕 위로 햇살이 내려앉고, 토방과 툇마루는 소박한 온기를 머금은 채 시간을 견뎌온 흔적을 보여준다. 눈이 내린 날에는 마을 전체가 차분한 색으로 덮이며, 소리마저 낮아진 듯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성곽 위로 올라서면 풍경은 더욱 또렷해진다. 겨울 햇살에 반짝이는 초가 지붕과 성 밖으로 펼쳐진 논, 완만하게 이어지는 낮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배산임수의 지형적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나며, 왜 이곳이 오래도록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아온 공간인지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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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이범수 |
마을 안쪽에는 임경업 군수비각과 객사 등 다양한 문화재가 자리하고 있다. 안내 표지와 체험 공간이 잘 정리돼 있어 조선 시대의 생활 문화와 행정 체계를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 깊은 장면은 골목을 따라 이어지는 평범한 일상이다. 주민들의 삶과 전통 문화가 같은 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모습은 쉽게 만날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낙안읍성의 매력은 더욱 선명해진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느껴지는 정적과 담백함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성곽을 따라 천천히 한 바퀴 걷다 보면, 오래된 시간 위를 조심스럽게 밟고 있는 듯한 감각이 남는다. 순천 여행에서 조용한 산책과 깊은 여운을 원한다면, 낙안읍성의 겨울 풍경은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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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유상진 |
[방문 정보]
-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
- 이용시간(11월~1월 기준): 09:00~17:30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가능
※ 무료 주차장 이용
- 입장료:
· 어른 4,000원
· 청소년·군인 2,500원
· 어린이 1,500원



